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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리그컵 준결승서 승부차기 결승골 … 선덜랜드 29년만의 결승행 이끌어


선덜랜드는 '반란'이 특기인 팀이다. 현재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순위는 꼴찌에서 두 번째(19위·4승6무12패). 하지만 애칭이 '블랙캣'인 선덜랜드는 강팀만 만나면 성난 고양이가 된다. 리그에서 거둔 4승 가운데 3승을 맨체스터 시티(2위)와 에버턴(6위), 뉴캐슬(8위)을 상대로 챙겼다. 캐피털원컵(리그컵)에서는 8강에서 첼시를 무너뜨리더니 4강 1차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마저 2대1로 넘어뜨렸다. 캐피털원컵은 잉글랜드 1~4부리그 팀이 모두 출전하는 대회다.


반란의 중심에는 선덜랜드 '키 플레이어' 기성용(25)이 있다. 선덜랜드가 29년 만의 리그컵 결승행을 확정한 23일(이하 한국시간)도 기성용의 날이었다. 그는 맨유 홈구장 올드트래퍼드에서 열린 캐피털원컵 4강 2차전에서 120분 풀타임을 뛰며 도움 1개와 승리를 결정짓는 승부차기 골을 성공시켰다. 시즌 성적 3골 2도움. 선덜랜드는 이날 1대2로 지고도 1차전 2대1 승리와 합해 3대3 동점을 만들었다. 승부차기에서 끝내 2대1로 이긴 선덜랜드는 오는 3월2일 런던에서 맨시티와 우승을 다툰다. 경기장은 '축구성지' 웸블리스타디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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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널티킥 성공률 100%의 의미=웸블리는 기성용에게 익숙한 곳이다. 2012런던올림픽 때 웸블리를 밟았던 기성용은 스완지 소속이던 지난해 2월에도 웸블리에서 뛰었다. 그때도 무대는 캐피털원컵 결승이었고 중앙 수비수로 5대0 대승을 도왔다. 선덜랜드는 올 시즌 리그 경기에서 맨시티를 1대0으로 이겼다. 한번 더 맨시티의 발목을 잡으면 유럽대항전인 유로파리그 출전권을 얻고 기성용은 2년 연속 우승컵을 들어올린다.

기성용의 자신감은 올 시즌 100%를 찍고 있는 페널티킥 성공률에서 확인된다. 승부차기를 포함해 2차례 찼을 뿐이지만 2골 모두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 '한 방'이었다. 지난달 에버턴과의 리그 경기에서 나온 페널티킥은 결승골이었고 이날 맨유를 좌절시킨 승부차기 골도 사실상의 결승골이었다. 기성용은 1대1 동점인 상황에서 네 번째 키커로 나왔다. 1·2번 키커가 연속 실축한 뒤라 어깨가 무거웠지만 강력한 슈팅으로 오른쪽 골망을 출렁였다. 이어 양 팀의 5번 키커가 나란히 실축해 2시간을 훌쩍 넘긴 '극장축구'는 2대1로 끝났다. 반드시 넣어야 한다는 중압감 속에서도 강심장을 자랑한 기성용은 야전사령관 구실에다 가장 확실한 키커로도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볼 터치 88대40, 가가와는 없다=스카이스포츠는 기성용에게 평점 8을 준 반면 맨유의 일본인 미드필더 가가와 신지에게는 5점을 매겼다.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한 가가와는 후반 들어 선덜랜드의 압박에 막히더니 16분 만에 교체되고 말았다.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가가와는 볼 터치가 40회(기성용은 88회)에 불과했다. 패스 성공률은 90%로 기성용의 93%와 큰 차이가 없었지만 결정적인 '키 패스'를 가가와는 2차례 배달했을 뿐이었다. 기성용은 4차례 키 패스를 기록했는데 이 가운데 1개가 골로 연결됐다. 0대1로 뒤진 연장 후반 14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가운데로 내줘 필립 바슬리에게 골을 만들어준 것이다. 기성용이 연일 주가를 높이는 가운데 가가와는 날로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가뜩이나 맨유는 후안 마타(첼시)의 영입작업을 구체화하고 있어 가가와를 둘러싼 방출설은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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