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충진분주백신은 치메로살만 문제가 되는가.
이런 의문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다’는 입장이다. 우선 1인용 백신과 2~6인용 백신이 어떻게 같을 수 있겠느냐는 기본적인 반문부터 시작된다. 의사협회 관계자는 “기본적인 검증 과정에서 약효의 효능성은 큰 차이가 없었더라도 오염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궁극적으로 약효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내충진분주백신에서 치메로살을 함유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2~6인용의 경우 여러 명이 접종할 수 있도록 제조하기 때문. 오염을 막기 위해서는 치메로살(방부제) 함유가 불가피하다. 실제 최대 6명이 접종할 수 있는 백신의 경우 소아기준으로 12명이 사용할 수 있는데 이 백신의 치메로살은 완제품수입백신 1인용보다 무려 20배나 많이 들어있다.
접종 시 같은 병에 주사바늘을 여러 번 꽂아야 하기 때문에 감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을 수 없다. 개봉한 백신을 그날 사용하지 못하고 며칠 넘겨야 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 지난해 식약청이 일선 병ㆍ의원을 대상으로 백신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상당수의 의료기관에서 다인용 백신을 일부 사용한 후 잔량을 장기간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 용량도 문제다. 대학병원 소아과 전문의는 “완제품수입독감백신의 경우 1인용으로 포장돼 있기 때문에 용량이 정확하고 감염 가능성이 0%에 가까운데 비해 다인용 백신은 조금만 주의를 소홀히 해도 기준치보다 더 넣거나 일부는 덜 접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접종 시 통증도 관심거리다. 소아과개원의협의회 관계자는 “1인용은 주사기가 정교해 접종 받는 사람들이 통증을 거의 느낄 수 없지만 다른 것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 김세곤 부회장은 “타박상이나 칼에 베였을 때 발랐던 ‘아까징끼(머큐로크롬)’도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머큐로크롬은 메르브로민이라고 불리는 수은화합물의 상품명으로 세균발육을 억제하거나 죽이는 역할을 한다. 그 동안 수은화합물로서는 독성과 부작용이 적어 이용해 왔지만 유기수은제의 폐해가 알려지면서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점 때문에 머큐로크롬 대신 메타펜 등 더욱 강력하면서도 안전한 소독제가 등장했다”면서 “피부에 바르는 의약품도 유기수은제의 특성상 부작용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하는 마당에 식약청이 인체 내에 직접 투입하는 유기수은제의 위험성을 허용치 내에 있으므로 문제가 없다고 하는 것은 흡연이 폐암을 부를 수는 있지만 100% 원인으로 밝혀지지 않았으므로 금연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