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군용 무기탈취 사건 피의자 조모(35)씨는 ‘우울증 환자에 의한 우발적 범행’이라는 경찰의 수사결과 발표와는 달리 범행 2주 전 사전답사까지 하며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군ㆍ경 합동수사본부는 17일 오전 인천시 강화군 길상면 초지리 황산도 초소 인근에서 가진 현장검증에 앞서 이같이 밝히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계속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수사본부에 따르면 조씨는 “10년간 사귀었던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난 뒤 다시 만나달라고 했지만 거절당했다”며 “내가 이렇게까지 자멸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애인에게 심리적 고통을 주고 싶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수사본부는 “조씨가 범행 2주 전부터 강화도 해병초소 주변을 돌며 병사들의 근무현황을 파악했으며 범행 당일인 지난 6일에는 오후5시부터 범행현장에 코란도 승용차를 세워놓고 40분간 기다리고 있다가 병사들이 나타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사건 당일 진눈깨비가 많이 내리는 등 날씨가 흐리자 우울한 기분에 사로잡혀 강도짓을 하려 집을 나선 뒤 강화도 일대를 배회하던 중 순찰하는 군인들이 눈에 띄어 ‘총기를 빼앗아 강도에 활용해야겠다’고 결심, 평소 갖고 다니던 흉기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경찰의 중간수사결과는 설득력을 잃게 됐다. 수사본부는 이날 현장검증을 토대로 사건 경위를 정확히 파악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