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규모로 이뤄진 현대차그룹의 인사에서 단연 눈에 띄는 인물은 김혜경 이노션 전무다. 김 전무는 현대차그룹 사상 최초의 여성 전무다. 지금까지 여성으로 상무 직급에 오른 경우는 두 차례 있었으나 전무 승진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성적인 사내 분위기 탓에 그동안 여성에게 보이지 않는 '유리 천장'이 존재했지만 최근 강조되고 있는 여성인력 중시 풍토에 따라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카드의 이미영 브랜드실장도 이사로 승진해 또 한 명의 여성 임원이 탄생했다. 올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판매 및 마케팅 담당자도 승진에 영광을 누렸다. 트럭과 버스 등을 담당하는 현대차 상용국내사업부의 함명창 상무도 전무 승진자에 이름을 올렸다. 주재원 중에는 기아차의 미국시장 생산기지인 조지아공장의 김근식 상무가 전무로 승진하며 주목 받았다. 홍보맨의 승진도 눈에 띈다. 조영제 이사가 상무로 승진하며 현대엠코로 이동했고 기아차에서 이영규ㆍ이화원 이사대우가 이사로, 현대차에서 허정환 부장이 이사대우로 각각 승진했다. 입사 8년 만에 별을 단 파격 케이스도 관심을 끈다. 현대차그룹의 중국 사업을 총괄하는 설영흥 부회장의 친아들 설호지 부장이 이번에 이사대우로 승진한 것. 지난 2003년 입사한 그는 고속 승진을 통해 부장에 올랐고 기아차 중국 현지법인에서 근무하며 뛰어난 중국어 실력과 현지인과의 친화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내부에서는 설 부회장과 관계없이 본인의 능력을 높이 평가 받아 승진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