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천재소녀 실력에 세계가 또 '깜짝'
리디아 고 불꽃타… 청야니 봤지■ 호주 여자오픈 1R10언더 단독 선두… 신지애 8언더 3위
박민영기자 mypark@sed.co.kr
리디아 고 /서울경제 DB
이글 1개와 버디 11개에 파는 단 3개뿐.
'슈퍼 아마추어' 리디아 고(16ㆍ한국명 고보경)가 14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호주 여자오픈 첫날 적어낸 스코어카드에서는 파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는 이날 호주 캔버라의 로열캔버라GC(파73ㆍ6,679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전체 4라운드)에서 10언더파 63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보기 3개를 곁들이고도 두자릿수 언더파를 기록한 그는 세계랭킹 20위 이내 9명이 포함된 이번 대회에서 순위표 맨 윗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아마추어 세계 1위 리디아 고는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청야니(24ㆍ대만), 재미 교포 미셸 위(24)와 동반하며 빛나는 플레이를 펼쳐 또 한번 골프계를 놀라게 했다. 지난 2010년과 2011년 이 대회에서 우승한 청야니는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언더파 68타(공동 7위)를 쳤고 호주에서 처음 경기를 치른 미셸 위는 1오버파 74타에 그쳤다.
지난주 호주 투어 뉴질랜드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리디아 고는 프로 대회 2주 연속 우승이자 미국 LPGA 투어 시즌 개막전 우승에 도전할 발판을 마련했다. 6세 때 뉴질랜드로 이민을 간 리디아 고는 기록제조기다. 지난해 14세9개월의 나이로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오픈에서 세계 남녀 프로골프대회 최연소 우승 기록을 모두 깨뜨렸고 이어 8월에는 캐나다 여자오픈에서 미국 LPGA 투어 최연소 우승 기록도 갈아치웠다.
이날 첫 홀인 10번홀(파4)에서 보기를 적어냈지만 강심장 리디아 고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곧바로 11~14번홀 4연속 버디와 15번홀(파5) 이글까지 5개 홀에서 6타를 줄이는 기염을 토했다. 전반에만 7언더파를 기록한 그는 후반 들어서도 2~4번홀 3연속 버디 등으로 3타를 더 줄였다. 퍼트 수가 21차례에 불과했을 만큼 그린 플레이가 좋았다.
'지존' 신지애(25ㆍ미래에셋)도 8언더파 65타로 단독 3위에 오르며 우승을 향해 시동을 걸었다. 최근 2주 넘게 호주에서 샷 감각을 끌어올린 신지애는 보기는 1개로 막고 버디 9개를 낚았다. 1번홀 버디를 3번홀 보기로 맞바꾼 후 장기인 페어웨이우드 샷과 퍼트를 앞세워 보기 없이 8개의 버디를 쓸어 담았다.
지난해 LPGA 2부 투어를 거쳐 올해 정규 투어에 진출한 이미향(19ㆍ볼빅)도 7언더파로 우에하라 아야코(일본)와 함께 공동 4위에 포진해 한국(계) 선수의 개막전 우승 전망을 밝게 했다. 마리아호 우리베(콜롬비아)가 9언더로 1타 차 2위에 자리했고 이 대회 5승째를 노리는 캐리 웹(호주)은 2언더파 71타를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