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송년회는 무슨…" 검찰 조용한 연말

법원도 "불똥 튈라" 조심

한상대 전 검찰총장이 11월30일 검찰 내부 혼란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서 사상 초유의 '검란(檢亂)' 사태가 일단락됐지만 검찰 내부 분위기는 여전히 살얼음판이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검찰은 예정된 송년회 일정을 취소하거나 모임을 갖더라도 조촐하게 하는 등 조용히 연말연시를 보내는 모습이다.


11일 검찰에 따르면 전국 검찰청을 지휘ㆍ감독하는 대검찰청 일부 부서는 연말에 잡혀 있던 부별 송년회 일정을 모두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140명이 넘는 조직인 대검 중수부의 경우 부 모임은 하지 않고 과별 송년회만 일부 할 계획이다. 송년회를 하는 부서도 소규모로 만나 검찰 안팎에서 일고 있는 비판의 목소리에 대해 자성하고 검찰 내부 구성원의 사기를 다독이는 모임 형식에 그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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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검사가 '브로커 의혹'으로 감찰을 받고 있는 서울중앙지검도 조용히 연말을 보내는 분위기다. 서초동 인근 식당가에서 차장검사 산하 부서들이 여럿 모여 왁자지껄한 송년회를 진행하는 예전 모습은 거의 찾기 힘들다.

서울중앙지검 소속 한 부장검사는 "총장까지 사퇴한 마당에 술을 마시며 연말 모임을 할 처지는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10월 국정감사 직전에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불법매입 관련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이 최근 외부와 접촉을 기피하고 있다는 점도 서울중앙지검 소속검사들의 송년회 맞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지인들과 만나는 송년회야 참석을 하겠지만 '검찰 개혁'이 화두로 떠오른 요즘 누가 편하게 웃고 떠드는 모임을 하자고 하겠느냐"고 털어놓았다.

상대적으로 검찰에 비해 판사들의 독립성이 강하다는 법원은 겉으로는 지난해와 별 차이 없는 송년회를 보낼 예정이지만 검찰의 분위기를 내심 의식하는 모습이다. 대법원의 한 관계자는 "송년회에 대해 특별한 지시사항은 없다"며 "법관들이 알아서 잘 처신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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