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부정행위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30일 문자가 일부 포함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에 대해서도 해당 이동통신사로부터 송ㆍ수신 내역을 넘겨받아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당초 숫자로만 이뤄진 메시지에 한정된 수사 대상이 '문자+숫자 메시지'에까지 확대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경찰이 이미 입수한 통신내역 외에도 부정행위 가담자가 추가로 적발될 가능성이 커졌다.
김재규 사이버범죄수사대장은 이날 "'언어','사탐','가형' 등 엄격히 한정된 단어가 포함된 문자메시지 송.수신 내역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26일 KTF측에 숫자로만 된 메시지 외에도 문자로 된 한정어가 함께들어간 메시지의 경우 기록보관을 요청한 적 있다"며 "그러나 아직까지 이 같은 메시지에 대해 실제로 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한 바는 없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SKT에서 임시보관하는 휴대전화 메시지는 문자가 포함될 경우 숫자를 담아낼 용량이 못돼 수사대상이 아니지만 KTF나 LGT에서는 이같은 '혼합형' 메시지도 임시보관이 가능하다.
한편 경찰은 이날 밝혀진 82명의 부정행위 가담자 중 서울 강동구 H고 3학년 정모ㆍ이모군과 또다른 이모군 등 3명을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경찰에 따르면 수능 당일 시험 도중 배탈이 난 척 하며 화장실로 나온 정모 군은 수리영역 정답을, 재킷 속에 휴대전화를 숨겨 놓고 메시지를 전송한 이모 군은외국어영역 정답을 각각 또 다른 이모 군에게 전송했다.
조사결과 같은 학교 친구 관계인 이들은 수능 바로 전날 인터넷 채팅사이트에서서로 정답을 주고 받기로 결정했으며 평소 학교에서 치러지는 기말시험 등에서도 비슷한 수법으로 '커닝행위'를 익혀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대부분의 혐의사실을 시인받은 뒤 일단 귀가조치 했으며 신병처리 여부는 검찰과 협의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안 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