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정용진의 With me… 편의점 판도 바꾸나

無로열티·無위약금으로 승부

"점주 버는만큼 수익 가져가게"

가맹점주와 상생에 초점

연내 전국점포 1,000개 목표


신세계 편의점인 위드미 반포 예일점에서 도우미와 점주가 경쟁점포와 차별점인 '3無'를 강조하고 있다. /사진제공=신세계

정용진(사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점주의 자율적인 경영을 앞세운 '위드미'로 국내 편의점 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기존 편의점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월회비 제도를 도입해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후발주자라는 약점을 극복하고 시장에 안착할지는 미지수다.

17일 신세계그룹은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달 말부터 위드미 가맹점 모집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신세계는 올 초 위드미를 인수하고 편의점 시장 진출을 공개적으로 선언했지만 대기업의 편의점 시장 진출이라는 여론을 의식해 조용한 행보를 이어왔다

신세계는 위드미의 핵심 경쟁력으로 △로열티 △위약금 △강제 심야영업이 없는 '3무 정책'을 내걸었다. 기존 편의점업계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돼온 3가지를 없애 편의점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겠다는 각오다.


우선 위드미 가맹점은 통상 수익액의 35%를 판매수수료 명목으로 지급하던 로열티를 없애고 월회비를 도입했다. 매월 일정액을 월회비로 내면 매출에 따른 이익은 점주에게 모두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예컨대 매달 4,000만원의 매출을 거두는 기존 편의점은 매출에 따른 수익금액 1,080만원(27% 내외) 중 35%인 378만원을 본사에 로열티로 내야 하지만 위드미는 60~150만원 사이의 월회비만 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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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부진으로 점포를 폐업하는 것도 한층 쉬워졌다. 기존에는 계약기간 만료 전에 폐업하면 잔여 기간에 따른 위약금을 물어야 했지만 위드미 점주는 언제든지 가게 문을 닫을 수 있다. 또 매장 운영시간도 점주 자율에 맡겨 언제든지 편한 시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 정부가 나서 편의점 강제 심야영업이 폐지됐지만 심야영업을 하지 않는 점포는 본사의 지원 혜택을 일부 받지 못하는 문제는 여전하다.

상품 구성도 차별화했다. 삼각김밥, 도시락, 샌드위치 등 편의점 인기 상품의 재료를 국내산으로 꾸리고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간편식 '피코크'를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또 이마트 자체브랜드(PB) 상품과 해외 상품의 비중도 현재 20%에서 5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신세계는 이달 말부터 위드미 가맹점을 대대적으로 모집해 현재 137개인 점포를 연내 1,000여개로 늘리고 장기적으로는 편의점 1위 브랜드로 올라선다는 각오다.

업계에서는 위드미가 기존 대기업 편의점에서는 볼 수 없었던 사업모델을 도입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편의점 후발주자인 만큼 본사가 수익을 적게 가져가는 대신 최대한 많이 점포를 늘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위드미의 성공은 신규 출점보다 기존 편의점의 간판을 얼마나 위드미로 바꾸느냐에 갈릴 전망이다. CU, GS25, 세븐일레븐 편의점 3사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92%에 달하는 데다 시장 포화로 신규 출점은 갈수록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와 대형마트에서 경쟁하고 있는 홈플러스가 편의점 브랜드 365플러스에 대대적인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대형마트(이마트), 기업형수퍼마켓(이마트 에브리데이), 편의점(위드미)으로 이어지는 신세계의 유통 경쟁력이 정작 편의점에서는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조두일 위드미에프에스 대표는 "위드미는 기존 편의점의 단점을 개선해 점주와 본사가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형태의 편의점"이라며 "그간 신세계가 유통시장에 구축한 노하우와 경쟁력을 앞세워 편의점업계 선두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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