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KOFAS 96」으로 본 국내 현주소(공장 자동화)

◎「무인 생산」 앞당기기 투자 줄달음/정부­기업­대학 손잡고 SW·설계기술 등 연구 박차/고급두뇌 부족·기술응용 치중 큰 문제/로봇·자동창고 등 선진국과 아직 격차/핵심 부품의 빠른 국산화가 성공 열쇠「사람이 없고 기계 스스로 제품을 만드는 공장, 기계가 사람처럼 기능을 갖고 가동되는 공장」. 이런 꿈을 실현하는 것은 어쩌면 생산현장의 궁극적인 목표일 수도 있다. 이를 현실화시키는게 공장자동화다. 기계산업의 최종 도달점은 공장자동화다. 이같은 꿈을 앞당기기 위한 국내최대 규모의 자동화기기전인 「96국제 자동화기기전(KOFAS 96)」이 30일 5일간의 일정으로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종합전시장(KOEX)에서 개막된다. 한국기계공업진흥회 주최로 열리는 이 자동화기기전에는 미국·스위스·독일·일본·중국 등 세계 16개국 3백29개 업체가 참가, 1천1백24개품목 1만2천여점의 자동화기기를 선보인다. 「KOFAS 96」개최를 계기로 국내공장자동화산업의 현주소와 이 전시회의 주요내용을 알아본다.<편집자주> 세계 자동화기기의 시장규모는 지난 93년 기준으로 6백29억달러. 이중 수치제어공작 기계가 38%를 차지, 그 비중이 가장 높고 센서류 28%, CAD(Computer Aided Design)CAM(Computer Aided Manufacture) 27% 등의 순으로 조사되고 있다. 기기공급은 미국이 전체시장의 35%를 점유하고 있고 일본이 25%, 유럽이 20%를 분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위상은 세계시장 규모 6백29억달러의 1.6%인 9억9천만달러어치를 생산, 아직 선진국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다품종 소량생산, 생산성향상 및 인건비 상승 등으로 공장자동화 추세가 가속화되면서 지난 85년 이후 연평균 25%대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고, 공장자동화가 앞으로 더욱 확산될 수밖에 없어 성장가능성은 높다. 우리나라 제조업 전체의 자동화 투자비중이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낮은 점과 자동화투자가 꾸준히 늘고있는 점을 감안할 땐 더더욱 그렇다. 기계공업진흥회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체들은 전체투자액의 6.9% 가량을 공장자동화에 투자, 일본의 17.2%에 비해 크게 낮은 실정. 하지만 80년대 후반들어 노사분규가 심화되면서 생산차질이 빚어지고 임금인상 등으로 제조원가가 상승, 가격경쟁력이 약화되자 업체마다 자동화투자를 대폭 확대해 나가고 있다. 자동화 투자총액은 지난 85년 2천2백46억원에서 90년에는 1조4백17억원으로 연평균 35.9%의 증가율을 보였다. 지난 95년에는 1조7천6백80억원으로 85년보다 8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같은 추세를 감안할 때 국내 자동화기기 산업은 올해부터 2005년까지 10년동안 연평균 23.7%의 높은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05년 시장규모(생산기준)는 9조2천1백50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지난 94년 8천8백60억원 규모였던 점을 감안하면 시장규모가 대폭 늘어나는 것이다. 문제는 우수연구인력이 부족하다는 것과 독자기술 개발보다는 도입기술의 개량및 응용에 치중해옴으로써 기반기술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선진국과 비교할 때 수치제어공작 기계의 경우 70∼80%, 로봇 60∼80%, 자동창고 80% 수준이다. 특히 핵심부품의 기술이 크게 미흡한 상황이다. 공장 자동화기기의 국산화시 서브모터, 볼 스크류등 핵심부품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설계기술, 시험평가기술도 떨어지고 있다. 분야별로는 산업용 로봇의 경우 로봇구조와 컨트롤러에 대한 기본적인 기술은 정착단계에 있으나 본체설계기술·부품 및 소프트웨어 기술 등은 개발 초기단계다. 대기업의 신규진출확대와 함께 중기저점 개발과제로 선정, 정부와 민간연구소들이 합심, 공동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CAD·CAM시스템분야는 하드웨어중 마이크로 컴퓨터및 퍼스널컴퓨터등 일부 기종과 컬러모니터, 간이용 플로터등 주변기기 일부를 개발, 생산하고 있으며 소프트웨어 분야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CAM분야의 기술 가운데 3차원 도형처리, 엔지니어링 해석기술등과 생산·재고컨트롤기술 등은 극히 취약한 실정이다. 또 PLC(공정논리제어 장치) 분야는 중소형의 경우 국내업체들이 기술도입형태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고 대형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설계기술과 소프트웨어 기술의 노하우가 특히 미흡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따라서 자동화기기 산업을 발전·육성시키기 위해선 우선 국내 자급체제를 구축하기위한 공작기계용 수치제어장치 등 핵심부품의 국산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또 첨단생산시스템을 개발하기위한 자동화연구소등 기술개발기반을 확대해야 한다. 이것이 국내자동화기기 산업의 발전은 물론 국내기업의 국제경쟁력을 확보하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번에 열리는 「KOFAS 96」도 이같은 방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FA(공장 자동화)관련 기계와 설비·기기·시스템등 자동화 핵심 6개분야를 구분, 전시해 분야별로 국내외 제품을 비교평가할 수있게 했다. 이중 FA전용기 설비관은 레이저가공기 등 첨단 기술제품과 설비를 전시하고 공정제어기기 시스템관은 자동화 핵심기기의 공정제어기기, 자동제어기기, CAD·CAM, 각종 공정관리 시스템을 전시, 이 분야의 첨단기술을 한눈에 파악할 수있게 한 것이 특징이라는 게 이번 전시회를 주관하고 있는 기계공업 진흥회측 설명이다. 여기에 일본관·대만관·중국관·이탈리아관 등 외국관을 구분, 방문객들이 선진기술을 손쉽게 관람하고 바이어들의 상담활동에도 편리하도록 꾸몄다. 진흥회는 이와함께 부대행사로 선진첨단기술의 생산기술접목 및 정보교류를 위한 「태평양 생산기술 국제회의(PCM96)」를 29일부터 3일간 서울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고 있다. 이 회의에는 20개국 4백여명이 참가, 생산및 품질관리, 엔지니어링, 공장자동화 등 18개분야 2백5편의 논문을 발표한다. 선진고급기술의 국내보급과 생산기술의 산학연 연계방안을 찾자는 것이 이번 회의의 취지다. 또 30일 개막식과 함께 우수자본재개발 유공자 30명에 대한 포상식이, 31일에는 일본·구주 산업기술교류 미션단이 방한, 상담회를 갖는다. 31일부터 이틀간 무역회관 소회의실에서 기계기술 세미나도 열려 국내기계기술의 발전방향을 모색하게 된다. 이번 전시회에는 FA전용기설비 분야에 1백57개사, 유공압기기 분야에 25개사, 포장물류기기 설비 분야에 59개사, 제어계측 시험기기 분야에 24개사, 공정제어기기 분야에 57개사, 리스금융기술서적 분야에 7개사가 각각 제품을 출품한다고 진흥회측은 밝혔다. 또 각종 기술세미나도 개최돼 이번 전시회는 공장자동화관련 기계 및 설비, 주변기기의 수요창출과 함께 국내기술의 경쟁력제고와 기술기반확대 등에 한몫을 하게 될 것이라고 진흥회측은 강조했다.<이용택·박형준> ◎인터뷰/김선홍 기계공업진흥 회장/“이번 국제전 「자동화」 중요성 알려/바이어와 3,500만불 계약 기대도” 『공장 자동화(FA)와 자동화 기기산업의 발전여부는 기업의 생산성향상과 직결되는 만큼 앞으로 국가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입니다. 이번 국제자동화기기전은 국내외 자동화기기를 비교평가, 국산제품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김선홍 한국기계공업진흥 회장은 30일 개막되는 「96국제자동화기기전」과 자동화산업의 의미를 이같이 평가했다. 김 회장은 『이번 전시회는 공장자동화 관련 기계 및 설비, 시스템등 자동화 핵심기계 6개분야를 중점전시해 수요자들에게 자동화기기 및 자동화산업의 중요성을 인식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기대되는 성과는. ▲공장 자동화기기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국산기기의 수출을 늘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고있다. 이번 전시회를 찾는 해외 바이어들을 통해 6억달러 가량의 상담과 3천5백만달러 안팎의 계약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 자동화기기의 수준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독자기술개발 보다는 도입기술의 개량과 응용에 의존해 왔기 때문에 아직 생산기반기술이 미흡한 실정이다. 선진국과 비교해 볼 때 NC(수치제어) 공작기계는 70∼80%, 로봇은 60∼80%, 자동창고시스템기기는 80% 수준이지만 컨트롤러·센서 등 핵심부품은 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공장 자동화율은 60% 수준으로 일본의 82.7%에 비해 현저히 낮아 자동화에 대한 인식제고와 개발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자동화기기 산업의 발전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고 계신지. ▲서브모터·볼스크류 등 핵심부품의 국산화가 시급하다. 또 독자기술을 구축, 첨단 자동화기기를 생산해 낼 수 있는 자립기반을 갖춰야 한다. 업계는 물론 정부차원에서도 독자기술 확보를 위한 지원을 늘려나가야 할 것이다. ­자동화기기산업의 발전 전망은. ▲앞으로 10년 후인 2005년까지 연평균 23.7%의 고도성장이 예상된다. 시장규모도 9조원 규모의 거대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때가 되면 국내수요의 66.1%를 국산자동화기기로 대체하고, 핵심부품의 자급화율도 65%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자본재산업육성 차원에서 기계류전용 전시장 설립계획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그동안 수차례 정부에 건의해 정부의 자본재산업육성 시책에 반영되었다. 기계진흥회는 이미 전시장 건립을 위한 실무추진반을 구성했으며 예산확보를 위해 정부와 협의중이다. 수도권지역에 10만평 규모의 전시장을 세워 기계류 등 자본재만을 전시한다는 것이 기본계획이다. 자본재는 부피가 크고 중량이 무거운 제품이 많아 기존 전시장에 전시하기에는 한계가 많다. 매우 시급한 과제다.<이용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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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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