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박근혜 대통령 첫 시정연설] 여 35차례 박수… 야 무표정·항의

■ 본회의장 표정<br>통진당 마스크 쓴 채로 연설 청취<br>강기정 의원-靑 경호원 폭행 시비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제9차 본회의에서 내년 예산안에 대한 첫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첫 국회 시정연설이 열린 18일 여야 의원들의 반응은 확연하게 엇갈렸다.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진행된 30여분간 새누리당 의원들은 총 35차례 박수를 치며 화답했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 내내 굳은 표정을 지으며 박수도 치지 않는 등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군청색 계열의 코트를 입은 박 대통령은 시정연설 시작 20분 전인 오전9시40분께 국회 본청 앞에 도착했다. 국회 본청 출입구에는 정당해산 심판이 청구된 통합진보당 소속 의원 5명이 시위를 벌이고 있었으나 대통령은 농성장에 시선을 돌리지 않은 채 본청으로 입장했다.

박 대통령이 강창희 국회의장과 티타임을 마치고 10시2분께 본회의장에 들어서자 대부분의 여야 의원들은 자리에 일어서서 최소한의 예를 갖췄다. 다만 박 대통령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민주당 의원들은 박수는 치지 않고 서 있기만 했으며 통진당 의원들은 기립을 거부한 채 앉아서 자리를 지켰다.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시작되면서 여야 의원들의 표정은 더욱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시정연설 중 1분에 한 번꼴로 박수갈채를 보내며 박 대통령의 메시지에 환영의 뜻을 표했다. 특히 박 대통령이 시정연설 중간 '경제활성화' '민생경제' 등을 힘줘 말할 때 가장 우렁찬 박수 소리가 터져나왔다. 새누리당 소속 일부 의원들은 박수세례를 앞장서 유도하다 혼자 박수를 치는 등 다소 어색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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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반해 야당 의원들은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 내내 무표정한 모습으로 일관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새누리당 의원들의 박수갈채 속에서도 일체의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의원석 모니터나 출력물을 통해 의정연설문을 읽었다. 시정연설 직전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박 대통령에 대해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는 것으로 결론이 남에 따라 검정색 넥타이나 스카프를 매는 등의 '항의성 드레스코드'는 눈에 띄지 않았지만 '무반응'으로 항의의 뜻을 표시한 것이다.

다만 통진당 의원들은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시작되는 동시에 '민주'라고 써진 흰색 마스크를 쓴 채로 연설을 청취하며 침묵시위를 진행했다. 김선동 통진당 의원은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 중간 '정당 해산 철회'라고 써진 손팻말을 들어올리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30여분간의 시정연설을 마치고 연단에서 내려오자 일제히 기립박수를 치는 새누리당 의원들과 달리 대다수 야당 의원들은 의원석에서 일어나지 않으며 연설내용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새누리당에서는 이재오 의원만 의원석에 앉아 있었고 야권에서는 안철수 의원과 조경태 민주당 최고위원 등이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쳐 눈길을 끌었다.

박 대통령은 본회의장을 빠져나가며 김윤덕 민주당 의원을 시작으로 통로 주변에 기립한 새누리당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친근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 직후 국회 본청 앞에서는 강기정 민주당 의원과 청와대 경호실 직원이 몸싸움을 벌이는 불상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국회 본청 앞에서 규탄대회를 개최하려던 민주당 의원 일행이 청와대 경호차량 이동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강 의원이 버스에 발길질을 하자 경호실 직원이 강 의원의 목덜미와 팔을 잡고 제지하면서 양측의 몸싸움으로 이어졌다. 강 의원이 고개를 뒤로 젖히며 항의하던 와중에 경호실 직원의 입술이 강 의원의 뒤통수에 부딪혀 피가 나기도 했다. 강 의원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 경호실에 의한 무소불위의 경호"라며 "용서할 수 없는 폭행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청와대 경호실은 "강 의원의 폭력행사에 대한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지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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