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긴급좌담] "대세상승...실적. 재무 개선주 찾아라"

주식시장이 완연한 상승국면에 진입했다. 하루 거래량이 3억주를 돌파했고 주가지수는 500선을 넘어 600선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무디스사의 국가 신용등급 상향조정 가능성으로 촉발된 주가지수의 상승세는 금리하락, 예탁금 증가의 여건에 힘입어 쉽게 수그러들줄 모르고 있다. 가파른 지수상승으로 주식시장뿐만 아니라 경제전반이 회복세로 돌아선듯한 느낌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아직 실물경제가 회복되지 않은 점을 들어 최근의 상승이 지나치다는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서울경제신문은 주식투자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13일 이남우 삼성증권 이사, 최대문 국민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팀장, 진수형대우투자자문 부장을 초청, 향후 장세를 전망해보는 긴급좌담회를 마련했다. ▲진수형 대우투자자문 투자자문팀 부장 주식시장이 사상최고의 지수상승폭을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예탁금, 거래량, 거래대금의 규모도 유례가 없을 정도입니다. 600선돌파도 시간문제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와같이 가파른 상승세가 이어지자 과연 현재의 지수수준이 국내 경제여건을 감안할때 적합한 것이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 장세를 어떻게 보십니까. ▲이남우 삼성증권 이사 최근 지수가 상승한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습니다. 내년 경제성장률에 대한 전망은 불투명하지만 금리가 인하되면서 지수자체가 자연스럽게 레벨업(LEVEL UP)된 것입니다. 한국경제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기아자동차처리가 비교적 원만하게 해결된 것도 상승의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최근의 상승속도가 너무높아 600선 돌파가 숨고름없이 가능할지는 조금 의문입니다. 특히 올들어 달러화 기준으로 따진 주가 상승률은 한국이 전세계 시장에서 가장 높습니다. 좋긴 하지만 과도한 상승률은 투자자들이 주의해야할 대목입니다. ▲최대문 국민투신 주식운용팀장 한국의 기업경영풍토가 과거와는 크게 달라졌습니다. IMF사태를 계기로 수익성을 우선시하는 서구식 경영마인드가 정착된 것입니다. 베일에 가렸던 그룹의 재무구조도 투명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시중 유동성과 어우러지고 있기 때문에 지수상승은 하등 이상할게 없습니다. 앞으로도 상승추세는 지속되리라고 봅니다. ▲陳부장 두분께서 지수상승의 배경을 설명해주셨는데요 앞으로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李이사 내년초 단기적인 조정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과도하게 올랐거든요. 조정의 폭은 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를 포함한 5대그룹의 빅딜이 원활하게 이뤄지느냐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제일은행의 매각건도 주가에 영향을 줄것같습니다. 장기적으로 지수가 상승할려면 정부의도대로 기업부채비율이 축소되는 것이 절대 필요합니다. 우리기업의 차입금 규모는 총 600조원 규모로 알려져 있습니다. 구조조정을 했다고 하지만 이것이 아직은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기업들이 부채를 얼마나 줄일수 있느냐가 시장의 중장기 흐름을 좌우할 것입니다. ▲陳부장 기업 구조조정과 재무구조를 언급하셨는데 금리측면은 어떻습니까. ▲崔팀장 저는 금리가 앞으로 더욱하락해 지수가 추가 상승하는데 힘을 보탤 것으로 봅니다. 내년도 물가상승률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실효수익률도 낮거든요. 2~3년내에 시중 실세금리가 5%대로 내려갈 것입니다. 이경우 주식시장은 지난 89년과 94년같은 대세상승국면에 진입할 수 있습니다. 사실 저희 투신같은 경우 이처럼 주식보유비중을 낮춰본 적이 없습니다. 금리가 낮아질 경우 기관투자가의 주식보유비중이 올라갈 수 밖에 없습니다. 저희회사의 경우 주식형 수익증권 예탁금은 10조원 미만인데 공사채형은 190조원입니다. 공사채형에서 10%만 주식형으로 이동해도 20조원가량이 주식매입에 투입되는 셈입니다. 시장을 안정적으로 지탱하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陳부장 말씀대로 은행이나 보험, 투신에서 보유주식규모를 너무 축소한 감이 있습니다. 이제는 이들도 주식 투자를 확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요. 조정국면후에 상승이 예상된다는게 두분의 견해이신 것 같습니다. 저도 연말까지 600선 돌파는 무난하다고 봅니다. 다만 이경우 내년도 장세에 다소 부담을 주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반투자자들이 유의해야할 점은 무엇일까요. ▲李이사 외국인의 시각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국내 증시활황과는 달리 외국인투자자는 아직 한국의 경제회복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내 일부 대기업의 경우 아직도 20%대의 높은 금리에 달러화표시채권을 발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 재무성채권에 가산되는 프리미엄이 아직 높다는 얘기지요. 외국인들은 한국의 기업 구조조정에 아직 회의적인 눈길을 보내고 있습니다. 일반인들은 구조조정에 대한 외국인의 평가를 염두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금리도 잘 살펴야합니다. 금리가 장기적으로는 하향추세이지만 내년 2·4분기 이후에 올라갈수도 있습니다. ▲陳부장 崔부장께서 아까 추가 상승을 확언하셨는데 지금 살수 있는 주식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일반인들이 가장 궁금해할 것 같은데요. ▲崔팀장 최근 상승한 종목을 무턱대고 사는 것은 무모합니다. 옥석을 구분해야지요. 재무구조와 수익성이 좋아야합니다. 투자대상기업이 여유자금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가, 수익은 어떤가를 살펴야죠. 투자자들은 저희같은 기관투자가가 최근 기업의 가치를 평가한 자료를 입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陳부장 다소 말씀이 막연하신데요.(웃음) 기관투자가의 투자원칙을 말씀해주셨습니다. 저는 실적이 급격히 개선되는 이른바 턴어라운드(TURNAROUND)주도 괜찮을 것같습니다. 주도업종이었던 은행, 증권업종의 경우 일부종목은 이미 4~5배가 올랐거든요. ▲李이사 개별기업에 대한 실적예상이 힘들기 때문에 순자산가치와 부채비율 축소동향을 살피는 것도 훌륭한 투자방법이 될 것같습니다. 저희 삼성증권이 분석한내용에 따르면 2~3년동안 부채비율이 매년 10%이상씩 감소한 기업은 주가가 같은기간동안 두배이상 올랐습니다. 어차피 부채비율 축소가 대기업의 지상명제가 됐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투자하기 이전에 해당기업의 증자나 자산매각이 얼마나 순조롭게 이뤄지는지를 잘 살펴야할 것같습니다. ▲陳부장 여태 국내 부분을 분석해봤는데요. 한국 경제의 개방화가 완전히 이뤄진 지금 해외요인을 간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세계경제는 아직도 불안한 상태인데요. ▲李이사 미국이나 유럽의 신용경색(CREDIT CRUNCH)이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않고 있습니다. 이머징 마켓에서 큰 손해를 입은 헤지펀드들이 연쇄도산한다는 이야기도 있고 일부 펀드에는 연말 대규모 환매요청이 쇄도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브라질을 포함한 남미 경제의 불안도 새로운 악재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물론 미국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이 뒤따르겠지만 그때그때마다 해외변수가 시장에 충격을 줄것으로 보입니다. ▲陳부장 역외펀드나 외수펀드들은 어떻습니까. 외국인투자자가 급격히 빠져나갈 가능성은 없습니까. ▲崔팀장 아직 그럴 가능성은 없습니다. 종목당 투자한도가 없는 사모펀드의 설정이 활성화할 경우 외국인의 자금이 오히려 유입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저희도 최근 5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설정하는데 성공했습니다. ▲李이사 외국인 직접투자의 누계를 보면 많이 증가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국내기업 해외법인의 현지 차입금 상환액을 차감한 순유입액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다만 외국계 펀드들이 한국에 대한 투자비중을 원래 정해진 목표수준까지 높이지 못한 것같습니다. 내년 상반기까지 해외자금의 유입이 지속될 것입니다. 하지만 다국적기업의 직접투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주식투자와는 달리 국내 기업에 대한 이들의 투자가 활성화하려면 투자여건이 좀더 성숙되야할 것같습니다. ▲陳부장 정부의 시장개입에 대한 측면을 언급하고 넘어가죠.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데 이는 정부가 자금시장을 직접 챙기는데도 원인이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현상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국내 자금시장이 일종의 이부(二部)시장(TWO-TAIL MARKET)인 것같거든요. 현재 국내 금리가 균형수준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李이사 인위적으로 금리를 인하시키는 것은 개별기업과 금융기관에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은행의 예대마진이 축소될 경우 영업이익이 줄어들어 결국에는 정부의 부담이 가중될 것입니다. ▲陳부장 투자에 참고할만한 부분이군요. 마지막으로 내년도 시장 전망을 짚어보기로 하죠. 시장의 상승세를 주도할 주력업종은 어떤게 될 것같습니까. ▲崔팀장 업종위주의 투자를 고려하기 보다는 경영투명도가 높은 기업을 선정하는게 바람직합니다. 경영자의 국제감각이나 마인드, 채산성 등 속내용을 들여다 보고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외국인들의 투자 포인트입니다. 굳이 업종을 선정하라면 내년도 실적호전이 예상되고 이미 구조조정을 끝낸 반도체와 석유화학을 권합니다. 거래량이 폭발함에 따라 실적이 꾸준히 좋아지고 있는 증권주도 상승여력이 있습니다. 다만 단기간에 지나치게 올랐다는 점을 감안해 투자에 주의해야할 것입니다. ▲陳부장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경제상황의 바로미터인 주가가 내년에도 꾸준히 상승, 한국 경제에 대해 외국인의 시각이 근본적으로 바뀌길 기대해봅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 【정리=강용운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