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공능력 40위 임광토건 기업회생절차 신청
| 임광토건이 17일 전격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건설사 부도 공포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 임광토건이 수원 조원동에 지은 '임광그대가' 아파트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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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능력 40위의 임광토건이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함에 따라 중견 건설업체의 줄도산에 대한 경고등이 또다시 켜졌다.
많은 중견 건설업체가 프로젝트파이낸생(PF) 보증 채무와 수주난으로 자금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최근 들어 임광토건ㆍ범양건영 등 시공능력 40위~50위권 중견 건설사가 줄줄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중견 건설업체의 무리한 사업확장과 이에 맞물린 부동산 경기 침체로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기업이 더 늘어나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그대家'라는 브랜드를 갖고 있는 임광토건은 임헌록 창업자가 지난 1927년 5월 설립해 국내 최초로 건설업 면허를 보유한 '임공무소'가 모체다. 1956년 사명을 임광토건으로 바꾸고 토목 중심으로 회사를 꾸려왔다.
이 회사는 인천항 국제여객부두 등 주로 토목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해왔으며 1990년대 초반 경기 분당ㆍ일산 신도시 아파트 사업을 계기로 수도권 일대 주택사업에서 꾸준한 실적을 기록해왔다. 이와 함께 인천ㆍ청주ㆍ여주그랜드CC 등 3개 골프장을 운영하는 등 리조트사업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이 가운데 여주그랜드CC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위례신도시 사업으로 편입한 남성대골프장의 대체 골프장으로 국방부에 매각한 곳이다.
임광토건의 회생절차 개시는 사업구조를 토목 중심에서 무리하게 주택사업으로 확장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임광토건은 2007년 건축 부문 매출 비중이 65.4%였지만 올해 6월 말 74.6%까지 상승했다.
반면 주택 경기 침체로 매출채권 회수가 지연되고 PF 사업과 관련한 보증채무 현실화로 자금난이 가중되면서 재무구조가 나빠졌다. 2009년 이후 경기도 용인시 상하리 등 주택사업에 큰 규모의 공사비가 투입되고 일부 PF 우발채무에 대한 대지급이 발생하며 차입 규모는 3,346억원까지 불어났다.
임광토건의 PF 우발채무는 6월 말 기준 7,716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62%에 달한다. 자본총계 6,958억원을 훌쩍 넘어서는 수치다. 특히 경기도 화성시 동탄 미착공 사업장 한 곳의 PF 잔액만 4,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억원대의 PF 채무보증을 놓고는 최근 산업은행과도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임광토건이 시행사 부채 원금 상환을 거부하자 은행예금과 부동산을 가압류했다. 이에 따라 임광토건은 심한 유동성 압박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채무액도 9월 말 현재 1조2,636억원에 달한다. 보증채무가 1조1,435억원, 주채무가 1,201억원이다. PF채권은 농협이 2,400억원이고 산업은행과 외환은행이 각각 2,000억원, 1,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궁여지책으로 올해 3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약 1,176억원을 조달하고 사옥 매각으로 약 2,300억원을 확보했지만 재무구조 개선에는 난항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공능력 40위의 건설업계 터줏대감 임광토건이 무너지자 건설업계도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특히 과도한 PF를 일으켜 자금 압박을 받고 있는 중견 건설사들이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에는 시공능력 58위 중견 건설사인 범양건영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한파로 해외 PF 사업 등이 좌초되며 유동성 압박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진흥기업은 기업개선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전체 채무액이 1조원에 달해 이자를 갚기도 힘든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