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외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의 기습적인 위안화 평가절하에다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말레이시아 등 신흥국의 통화가치가 1998년 외환위기 수준까지 추락하고 있다. 이 같은 통화가치 하락은 자칫 외국인투자가 이탈→외환위기로 확산되며 한국 경제·금융 불안으로 전이될 수도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말레이시아 등의 금융불안이 심화돼 주변국으로 퍼지면 한국 시장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잖아도 우리 금융시장은 주가 2,000선이 무너지는 등 벌써 출렁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일본 경제도 다시 위축세로 돌아섰다는 소식이다. 17일 일본 내각부에 따르면 올 2·4분기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4% 감소했다.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고는 해도 지난해 3·4분기 이후 3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된 것이다. 대외여건이 어느 것 하나 낙관할 수 없는 '시계 제로' 상황인 셈이다. 시중에 떠도는 '9월 위기설'이 설로만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올 만하다. 그렇다고 대외 리스크를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긴장감을 갖고 선제대응에 나서면 전화위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전 증권사를 대상으로 고강도 스트레스테스트를 시행하기로 한 금융당국의 결정은 시의적절하다. 금감원은 이미 유동성 부문에 대한 1차 테스트 중이고 10월께 미국 금리 인상 등 해외 변동성에 따른 리스크를 점검하는 2차 테스트를 실시한다고 한다. 점검 결과 문제점이 발견된 증권사들에는 컨틴전시플랜 강화를 요구한다니 옳은 방향이다. 대외 불확실성의 영향권에 있는 금융사가 증권사만은 아닐 것이다. 스트레스테스트 대상을 은행은 물론 저축은행 등 금융권 전반으로 넓힐 필요가 있다. 그것도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 유비무환이라고 하지 않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