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중자금 흐름금리오르자 이탈가속 부동산 유입세 주춤
이달 들어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시중자금이 투신권에서 빠져나와 은행권으로 유입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11월 들어 금리가 국고채 3년물 기준 약 1%포인트 상승(채권가격 하락)하면서 투신채권형 펀드와 MMF에서 자금이 이탈하고 있는 것이다.
이 자금들은 대부분 은행의 단기수신상품으로 몰리고 있고 주식시장으로는 일부만이 움직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주식시장의 상승이 국내 부동자금 유입에 의한 것이 아니라 외국인들의 대규모 매수에 있기 때문에 국내자금의 대규모 증시이동을 단정짓기에는 아직 무리라고 보고 있다.
◆ 투신 자금이탈 원인과 전망
11월 들어 금리가 오르면서 투신 MMF와 채권펀드로부터의 자금이탈 속도가 커지고 있다. MMF는 11월 들어 지난 24일까지 3조752억원이 빠졌고 채권펀드에서는 2조3,662억원이 이탈했다.
더욱이 MMF는 시기적으로 연말을 맞으면 수탁금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그 이탈속도가 더욱 확대되는 느낌을 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MMF는 연말이 되면 자기자본비율(BIS)을 맞추려는 은행들과 회계적으로 현금비중을 높이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으로 이탈규모가 확대된다.
채권값이 지속적으로 올랐던(채권수익률 하락) 지난해에도 12월15일부터 말까지 약 7조원 정도의 MMF 자금이 빠져나갔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연말까지 MMF에서의 자금이탈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MMF로부터의 자금이탈에 대해서는 정부가 금리안정책으로 갑작스러운 대규모 이탈을 방지하고 있고 투신권 스스로도 충분히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 일반적인 전망이다.
오히려 연말을 넘기고 새해가 되면 유출됐던 자금이 다시 돌아온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 부동산으로의 자금유입도 주춤
최근 시중자금 흐름의 주된 변수는 주가가 아니라 금리이다. 최근 들어 주가가 많이 오르면서 시중부동자금이 증시로 많이 유입된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11월 들어 24일까지 고객예탁금은 1조2,000억원 정도가 늘었지만 주식매도금액을 제외한 순유입분은 약 7,000억~8,000억원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결국 외국인들이 사면 오르고 팔면 떨어지는 외국인 주도의 장세기 때문에 고객예탁금 상승폭은 크지 않았다.
부동산시장으로의 자금유입도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이 이미 많이 오른 상태"라며 "부동산시장이 열기를 띠었던 가장 큰 이유는 저금리 때문인데 금리가 오르고 있기 때문에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 시중 부동자금 어디로
아직 주식으로의 시중자금 이동이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결국 증시로 시중자금이 이동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일반적인 전망이다.
고객예탁금의 증가 외에 아직 큰 규모는 아니지만 투신의 주식형 펀드도 지난달 2,962억원이 증가한 데 이어 11월 들어서도 24일까지 2,267억원이 늘었다.
전문가들은 경기전망이 엇갈리고 있지만 적어도 지금보다 경기가 더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금리를 현수준 유지 또는 상승추세로 이끌 것이고 그 경우 채권투자에 대한 메리트가 줄어들기 때문에 경기호전과 맞물려 주식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부동산 역시 금리가 오르면서 투자 메리트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주식에 주목하고 있다.
안의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