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금리인상 2012년에도 어려울것" 관측

美, FRB 경기부양 모드로<br>MBS 장기국채 재투자 완전한 '양적완화' 못돼<br>연내 추가 경기부양 조치 발표 가능성에 무게



10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통화정책 회의 결과는 FRB가 경기회복의 둔화를 인정했다는 점과 이러한 경기둔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신호를 보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디플레이션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현 미국 경제상황에서 FRB의 금리인상은 내년도 물론 오는 2012년도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시장은 이러한 FRB의 신호를 일단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이날 뉴욕증시는 한때 100포인트 넘게 떨어졌지만 결과 발표 후 낙폭을 크게 만회했다. 국채 시장의 10년물 금리도 지난 2009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2.79%로 떨어졌다.


그러나 FRB의 앞날은 순탄하지 않아 보인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돈을 쏟아부으면서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의 상당 부분을 소진한데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행정부의 운신의 폭이 좁아져 재정정책과의 공조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다.

◇일본식 불황, 디플레이션만은 막겠다=최근 미국에서 발표되는 경제지표는 실업률을 제외하고는 모두 하향 곡선을 긋고 있다. 실질 GDP 성장률은 지난해 4ㆍ4분기 5.0%를 피크로 올 1ㆍ4분기 3.7%, 2ㆍ4분기 2.4%로 떨어졌다. 경제성장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개인소비지출도 증가율이 6월 0.1%로 뚝 떨어졌다. 생산을 보여주는 공급관리협회(ISM)의 제조업지수 역시 7월 55.5로 3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반면 7월 실업률은 9.5%로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일자리도 13만1,000개나 줄었다.


이같이 경기지표들이 일제히 불안한 신호를 보내면서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확산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올해 하반기 미국 경제가 1.5%의 저성장과 1% 미만의 물가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종전 2.4%에서 1.9%로 하향 조정했다. 1% 미만의 물가상승률은 '준디플레이션' 상황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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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FOMC는 그동안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사이에서 고민하던 FRB가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보다 높게 보고 여기에 적극적인 대응을 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캐시 미네한 전 보스턴 연방은행 총재는 "지금의 미국 경제는 다시 회복세로 접어드느냐, 아니면 절벽으로 떨어지느냐의 고약한 상황에 있다"고 말했다.

◇다른 카드 무엇이 있나=FRB가 만기 도래하는 MBS에서 발생하는 현금을 장기 국채에 재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시장의 관심은 벌써 FRB의 다음 단계 대응에 쏠리고 있다. 이번 조치는 완전한 양적완화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FRB는 3월 말까지 1조7,000억달러 규모의 MBS와 국채를 매입했다. 대차대조표상 자산은 2조3,000억달러로 2007년 대비 3배나 급증한 상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조치를 '양적완화(QE) 2'가 아닌 'QE 1.1'이라고 표현했다. 신규자금의 공급이 없기 때문이다. 또 2조3,000억달러에 달하는 FRB의 자산 중 만기가 도래하는 MBS 규모는 연간 1,50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추정했다. 시장의 규모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연말까지 미국경제가 악화될 가능성이 더 큰 만큼 FRB가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마이클 기펜 바클레이스 애널리스트는 "FRB가 경제회복의 속도에 대한 자신감을 잃은 것 같다"며 "이번 조치만으로는 추가적인 부양효과가 별로 없을 것이기 때문에 경제가 나아지지 않는다면 양적완화의 새로운 라운드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남아 있는 FRB의 가용 수단은 ▦인플레이션 목표 상향 ▦신규자금 투입을 통한 본격적인 양적 완화정책 등에 국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이들 수단은 달러화의 가치하락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은 만큼 FRB의 행보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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