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중국에서 온 그대' 잡아야 할 때


필자가 20여년 전 직장생활을 시작한 곳은 면세점이었다. 지금이야 내국인도 면세점 쇼핑이 상당히 일상화됐지만 그때만 해도 면세점은 내국인에게 생소했다. 고객 80% 이상이 일본 관광객이었는데 한국에서 쇼핑했던 이유는 크게 세 가지였다. 가깝다, 싸다, 맛있다.

세월이 20여년 넘게 흘렀다. 한국관광공사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노동절 연휴와 일본 골든위크를 맞아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과 일본인 관광객의 수가 17만명에 이를 것이라 한다. 특히 주목할만한 사실은 두 나라 관광객의 비중 변화다. 중국 관광객 수는 해가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일본 관광객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얘기다.

화제를 돌려 내수 시장 이야기를 해보자. 수년간의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유통업계는 침울하기 그지없다. 그런데 근래 당사는 매우 고무적인 현상을 발견하고 주목하고 있다. 당사의 영캐주얼 백팩 브랜드 모델로 김수현을 기용해 마케팅을 펼쳤는데 그가 출연한 '별에서 온 그대' 드라마가 한국은 물론 아시아 전역에서 히트치면서 브랜드 인지도가 치솟고 매출 향상에 폭발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1·4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배 이상의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특히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에 의한 매출은 면세점은 말할 것도 없고 백화점에서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가로수길에 위치한 매장 고객의 45%가 중국인이라는 점은 이런 사실을 잘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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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된 내수 시장 활성화의 비밀 열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다. 내수 진작을 위해 내국인에만 집중하지 말고 서울에서 반경 1,000~2,000㎞ 내의 중국 내 주요 도시, 가령 베이징·상하이·칭다오·달리안·웨이하이 등에 사는 중국인을 이젠 외국인이 아닌 고객으로 바라보고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서울은 가깝고 한류 콘텐츠가 풍부하고 제품 가격 경쟁력이 중국보다 훨씬 높으며 음식 역시 폭발적으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마지막 걸림돌인 의사소통 문제 해결을 위해서 중국어가 가능한 판매 직원의 보강이 좀 더 필요하기는 하다.

거기에 하나 더, 과거에 없던 한류 효과 및 영종도에 추진 예정인 카지노라는 매력적인 유인책으로 '요이스(有意思·재미있다)'까지 더한다면 홍콩 및 마카오를 대거 방문하는 중국 본토인들의 목적지를 한국으로 바꿀 수 있지 않을까.

회사 팀원들과 고민을 나눠본 결과 당분간 통일 이외의 내수 진작책은 국내가 아닌 바다 건너 중국에서 찾는 방법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을 움직이고 있는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에서 온 그대'로 금의환향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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