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부터 매년 최대 5,000명의 대학생들이 18개월 동안 미국에 머물면서 영어를 배우고 인턴 자격으로 일하는 ‘WEST(Work, English Study, and Travel) 프로그램’이 시행될 것으로 전망돼 한미 양국 간 교류의 폭이 한층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미 정상이 이번 3차 회담에서 한국 대학생 미국 연수취업제도인 이른바 WEST 프로그램안에 전격 합의할 경우 양국 간 동맹은 정치ㆍ외교ㆍ안보 분야에서뿐 아니라 문화 및 민간 분야에서도 큰 진전을 이룰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WEST 프로그램이란=WEST 프로그램은 미국이 현재 세계 각국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4개월간의 단기 취업ㆍ여행제(WTㆍWork&Travel)의 확장판이라고 할 수 있다. WEST 프로그램은 국내 대학생 및 졸업생을 대상으로 미국에서 5개월간 자비로 어학연수를 한 뒤 12개월간 인턴 취업을 하고 1개월간 관광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1,700여명의 한국 대학생이 WT 프로그램을 이용했다는 점에 비춰보면 WEST 프로그램은 WT에 비해 인원은 세배가량, 기간은 네배 이상 확대되는 셈이다.
선발인원은 우리 정부와 주한 미국대사관의 추천 등으로 결정되며 최종 선발인원에 대해서는 미 국무부의 승인을 받은 미국 추천기관이 연수 및 취업기관 연결 등 필요한 행정업무를 지원하게 된다고 외교통상부는 설명했다. 정부는 어학연수 비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대출 등도 검토하고 있으며 WEST 프로그램 안내 및 추천 등 지원업무를 담당할 지원센터 설립도 고려하고 있다.
◇양국 민간 교류 기여 기대=우리나라의 미국 비자면제프로그램(VWP) 가입에 이어 WEST 프로그램까지 실시될 경우 한미 양국 간 민간 교류의 폭은 크게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의 한 당국자는 “대학 재학생이나 졸업 직후 젊은이가 대상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WEST 프로그램은 젊은 세대 간 이해증진에 기여하고 한미관계 발전에도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정상은 지난 4월 1차 정상회담 때 청소년 여행ㆍ연수 프로그램의 기본적 구상에 대해 의견을 나눈 뒤 양국 정부 차원의 협상을 진행해 WT 프로그램이나 이른바 ‘워킹 홀리데이’ 프로그램에서 한발 더 나아간 WEST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데 사실상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워킹 홀리데이 프로그램을 확장하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구상을 접하고 체류기간이나 규모를 늘린 새로운 WEST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쇠고기 파동을 통해 최근 한국 젊은 세대들의 미국에 대한 정서적 거부감을 확인한 미국 측이 자국 문화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양국 문화 교류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