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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트렌스젠더와 게이, 드랙퀸(여장남자) 등 성적소수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들이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
당장 이달 13일부터는 올해로 국내 공연 10주년을 맞는 뮤지컬 헤드윅이 관객과 만난다. 동독 출신의 실패한 트랜스젠더 가수 헤드윅의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20, 30대 젊은 여성 관객들을 중심으로 2회 이상 반복 관람하는 회전문 관객이 늘어나며 '소극장 뮤지컬 신화'를 쓴 작품이다. 올해는 10주년 공연 답게 조승우, 박건영, 김다현, 송용진 등 역대 인기 헤드윅들이 대거 참여한다.
7월 프리실라가 무대에 오른 뒤 11월엔 킹키 부츠가 막을 올린다. 킹키 부츠는 CJ E&M이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한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여장 남자가 주요 배역으로 등장한다. 파산 위기에 빠진 신사화 공장을 가업으로 물려 받은 찰리가 여장 남자 롤라를 우연히 만나게 되고, 여장 남자를 위한 부츠인 '킹키 부츠'를 만들어 회사를 다시 일으킨다는 내용이다.
12월엔 게이 부부와 그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라카지'가 재공연에 나선다. 지난 2012년 한국 초연 당시 정성화와 김다현의 호연으로 흥행에 성공했던 라카지는 클럽 '라카지오폴'을 운영하는 중년 게이 부부의 아들이 극우파 보수 정치인의 딸과 결혼을 선언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유쾌하게 그려냈다.
과거 성적소수자의 이야기가 일반 관객들에게 다가가기 어려운 소재였지만 뮤지컬 헤드윅의 흥행 이후 '새로운 소재'에 대한 뮤지컬 업계와 관객들의 편견이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다. 대중의 이목을 끄는 데 효과적이라는 점도 성적소수자를 소재로 한 뮤지컬이 자주 등장하는 배경이다. 원종원 뮤지컬 평론가(순천향대 교수)는 "아직 국내 뮤지컬은 대중·상업화를 위해 고가의 음악 및 특수효과를 전면에 내세우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대중에게 즐길 거리로 동성애나 성적 소수자 등 이색적인 소재만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와 달리 최근 일련의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성적 소수자 코드에 많이 관대해진 시대 상황도 어느 정도 반영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