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신, 신탁자금관리도 주먹구구
사업장별 별도계정 않고 수백억 불법운용
한국부동산신탁이 개발신탁 사업을 진행하면서 사업장별로 자금관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신탁업법 및 금융감독위원회의 '신탁업 감독규정'은 신탁사가 수행하고 있는 전 사업장의 동반 부실화를 막기위해 각 사업 현장별로 별도계정을 개설, 자금을 관리하도록 돼있다.
그러나 한부신 채권단인 기업은행이 한부신 명의로 된 예금통장에 대해 실사작업을 벌인 결과 분양대금 등을 다른 공사현장에 투여하는 등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자금을 운영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돈을 이곳 저곳에 사용해 공사 착공시 빌려준 최초대여금도 남아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수백억원 가량이 불법적으로 운영돼 사용 내역조차도 파악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부신이 토지 소유주와 개발신탁 계약 체결시 사용하는 '신탁계약서'엔 개발이익금을 다른 사업장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조항이 들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토지 소유주와 맺은 신탁계약서에 자금 통합관리 규정이 있어도 이는 명백한 위법행위"라며 "회사 진로가 정해지는대로 정확한 실사작업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부신이 시행하고 있는 65개 사업장에 대한 매각작업도 각 사업장별로 공사대금이 어느 정도 들어갔는지 파악이 어려워 상당기간 지연될 전망이다.
이종배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