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박흥진의 할리우드 통신] 일본군은 침략군 아닌 조국 수호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태평양 이오지마섬(유황도)의 미군대 일본군의 치열한 전투를 미국과 일본측에서 각기 본 2편의 영화 '우리 아버지들의 기(Flags of Our Fatherㆍ사진)'와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Letters from Iwo Jima)'. 클린트 이스트우드(76)가 제작 감독한 이 작품들이 오는 10월과 12월에 잇달아 개봉된다. 이스트우드 감독 美^日전투 영화 2편 개봉 10월 20일에 개봉되는 '우리 아버지들의 기'는 제임스 브래들리가 쓴 동명소설이 원작. 1945년 2월~3월 이오지마에서 벌어졌던 미 해병과 일본군 간 교전과 당시 전쟁의 무대였던 이오지마 수리바치산 정상에 성조기를 꽂은 6명의 미 병사들의 전우들간 관계를 그렸다. 저자 브래들리의 아버지 존은 성조기를 세운 6명 중 한명으로 지난 1994년에 사망했다. 이오지마전투는 2차대전의 가장 결정적이요 사상자를 많이 낸 전투 중 하나였다. 미군은 7,000명이 일본군은 20,000명이 전사했다. 이 전투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5명의 미 해병과 1명의 해군이 수리바치산 정상에 성조기를 꽂는 모습. 이 모습은 종군기자에 의해 촬영돼 삽시간에 세상에 전파되면서 당시 전쟁에 시달리던 미국인들에게 활기를 불어 넣어 주었다. 이 사진을 원형으로 만든 대형 기념조각상이 워싱턴 D.C.에 있다. 워너브라더스(WB)와 파라마운트가 함께 제작한 '우리 아버지들의 기'와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는 모두 이오지마섬에서 찍었는데 '우리 아버지들의 기'에는 라이언 필리페, 제시 브래드포드, 애담 비치, 배리 페퍼, 폴 워커및 제이미 벨 등 젊은 배우들이 나온다. 모든 대사가 일본어인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는 이오지마 주둔 일본군 총사령관인 타다미치 쿠리바야시 중장의 이야기에 흥미를 느낀 이스트우드가 '우리 아버지들의 기'를 촬영하던 중 제작을 결심했다. 일본의 고참 명우 켄 와타나베가 나오는 이 영화는 오는 10월 21일에 개봉되는 도쿄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타다 미치가족의 적극 협조를 얻어 그의 일기와 편지들을 영문으로 번역, 각본의 바탕으로 삼았는데 '크래쉬'로 오스카상을 받은 폴 해기스가 일본 각본가 아이리스 야마시타의 도움을 받아 글을 완성했다. 양국에 남긴 상처 새 시각으로 조명 이스트우드는 두 영화가 경쟁적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이라고 말했다. '우리 아버지들의 기'의 한 장면에 미군들이 참호 속에서 잡담을 나누던 중 그중 한명이 일본군이 참호 밑으로 판 터널을 통해 사라지는 장면이 있는데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에서는 이 사라진 미군을 터널로 끌어 당기는 일본군이 묘사되고 있다. 미국 감독이 일본군을 침략군이 아닌 조국 수호자들로 묘사하기는 이 영화가 처음으로 이스트우드는 일본인들이 성역시하는 이오지마에서의 촬영 허가를 얻어내기 위해 작년에 일본을 방문, 당시 도쿄 지사와 이오지마 전투 생존자들과도 만났다. 한편 WB와 이스트우드는 할리우드의 최대 해외시장인 일본의 중요성을 감안, 이스트우드가 쓴 영화에 관한 글을 일본 공식 웹사이트에 올렸다. 이스트우드는 글에서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양측의 사람들은 충분히 명예와 존경을 받을 자격이 있다. 이 두 영화는 그들에게 바치는 것이다. 이오지마의 얘기를 미일 양측의 시각으로 말하는 이 영화들을 통해 여러분들이 양국사람들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긴 시기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과거에 만들어진 이오지마 전투로 유명한 것은 존 웨인이 강인한 해병하사관으로 나왔던 '유황도의 모래(Sands of Iwo Jima 1949)'가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