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SW값 낮춰 불법복제 막기 확산

한글과컴퓨터와 MS의 끼워팔기 논쟁이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로 비화된 가운데 이번 기회에 정품 SW의 가격을 대폭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SW 소비자들 사이에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그동안 SW업체들은 불법복제로 인한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가격을 비싸게 매겼다. 그같은 고가 정책은 소비자들이 정품 SW를 사서 쓰기 어렵게 만들어 또 다시 불법복제를 부추기는 악순환의 고리로 작용했다. 소비자들은 정품 SW 가격을 불신하게 됐고, SW업체들은 불법복제의 피해자란 의식 때문에 단속만 강화했다. 당연히 양쪽은 접점을 찾을 수 없었다. 지난해 한컴이 1만원짜리 「한글815」를 내놓는 등 저가정책을 시도한 적이 있지만 여전히 「정품 SW는 고가」라는 인식이 이용자들사이에선 팽배하다. 지난해부터 강도가 높아진 SW불법복제 단속은 최근 검찰까지 나서자 확실한 효과를 보고 있다. 소비자들의 정품사용 의식도 높아졌다. 그러나 정품 SW의 가격만은 달라지지 않았다. 때문에 불법복제 단속으로 소비자들의 부담만 가중되고, 업체들만 배불린다는 비판도 점차 싹트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MS가 지난 4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교육기관 라이선스(CA·SA)제도는 업체들의 가격 인하를 촉발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후 삼성전자가 훈민정음의 가격을 최저 3,012원까지 내리는 등 가격 인하 대열에 동참했다. 한컴도 비슷한 시기에 50% 이상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캠퍼스라이선스(CLA)제도를 실시했다. 이같은 조치는 교육기관으로부터 크게 환영받고 있다. 사용자들은 갑자기 불거진 한컴과 MS간의 불공정시비가 교육기관을 중심으로 나타난 SW 가격 인하와 정품사용 분위기 확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업체들의 밥그릇 싸움 때문에 모처럼 일고 있는 가격인하(가격정상화) 분위기가 퇴행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MS와 경쟁 관계에 있는 나모인터랙티브는 『불공정여부는 공정위에서 판단할 사항』이라며 『불공정 시비가 모처럼 확산되고 있는 정품사용 분위기를 흐려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직장인 朴모씨는 『SW를 업체들이 매긴 가격대로 산다면 HW구입비보다도 클 것』이라며 『현재는 정품가격을 내리는게 절대선』이라고 말했다. MS 총판점인 우정정보테크의 한 관계자는 『대학 전산 관계자들로부터 라이선스제도를 계속 운영하는지 여부를 묻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며 『일부는 한컴 제품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는 말까지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SW 불법복제 단속이 정품사용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가격 인하가 이를 떠받치는 촉매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용자들은 SW업체들의 가격인하 추세가 불공정 시비로 주춤해서는 안된다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학교시장은 물론, 기업과 일반 이용자들에게까지 가격인하를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병도 기자 DO@SED.CO.KR

관련기사



문병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