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직장인 최지연(32ㆍ가명)씨는 가을만 되면 눈이 뻑뻑하고 따가운 건조증상이 나타나 괴롭다. 그나마 할 수 있는 일은 인공눈물을 항상 갖고 다니며 넣어주는 것. #2: 지하철로 출근하는 30대 김모씨도 요즘 계속 눈에 뭐가 들어간 듯한 느낌이 들고 쉽게 피로감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는 안구건조증. 평소 컴퓨터를 장시간 사용하고 출퇴근하면서 지하철에서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을 시청하는 등 눈을 혹사시킨 것이 병을 더 악화시켰다. 최근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눈물이 메마르는 '안구건조증' 환자들이 늘고 있다. 건조한 날씨야 어쩔 수 없다지만 생활습관만 올바르게 바꾸고 인공눈물을 적절히 사용한다면 증상이 크게 호전될 수 있다. ◇건조할 때 3~5초간 눈 감으면 효과= 외출할 때는 챙이 넓은 모자를 쓰거나 자외선 코팅 기능이 있는 선글라스를 착용해 자외선으로부터 눈이 자극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평소 물을 자주 마시고 의식적으로 눈을 자주 깜빡여 눈 마름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세안 때 따뜻한 물수건으로 3분 정도 찜질하면서 눈 주위를 마사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눈이 건조할 때 3~5초간 눈에 힘을 줘 세게 감았다 뜨면 눈물이 효과적으로 퍼져 증상이 완화된다. 눈 주위를 둘러싼 뼈를 가볍게 누르는 식으로 지압하면 눈물 분비가 늘어 눈 표면을 보호할 수 있다. 여행할 때 비행기 안은 습도가 낮고 건조하므로 인공눈물을 수시로 넣어주는 것이 좋다. 눕거나 엎드려서 책을 보면 책과의 거리가 좁혀져 눈의 피로가 빨리 오므로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눈과 책 사이의 거리를 30~40㎝ 정도로 유지한다. 육류ㆍ마가린 등 지방 섭취를 가급적 피하고 신선한 과일ㆍ야채ㆍ생선ㆍ간 등 눈에 좋은 비타민 AㆍCㆍE가 많이 들어 있는 식품을 섭취한다. 호두와 등 푸른 생선은 눈물분비 촉진에 효과적이다. 실내의 경우 가습기를 이용해 습도를 60% 정도로 맞춰주는 것이 좋다. 눈이 건조하다고 느껴지면 콘택트렌즈 착용을 피해야 한다. 콘택트렌즈는 착용기간에 따라 1회용ㆍ1주용ㆍ1개월용 등으로 나뉘는데 1회용 렌즈와 같이 착용기간이 짧고 착용감이 뛰어날수록 눈의 수분을 더 많이 빼앗아가므로 1회용 렌즈 착용을 자제한다. ◇인공눈물은 방부제 없는 것으로= 안구건조증상을 개선하기 위한 손쉬운 방법 중 하나가 약국에서 인공눈물을 구입해 사용하는 것이다. 가능하면 방부제가 들어있지 않은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부제 중 하나인 ‘벤잘코늄’은 오히려 안구건조를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며, 방부제의 독성으로 알레르기 반응 등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방부제가 포함된 인공눈물은 콘택트렌즈 착용 후 사용할 수 없는 불편함이 있다.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대표적인 무방부제 인공눈물로는 ‘리프레쉬 플러스’(0.4㎖, 30개 낱개 포장), ‘티얼즈 내츄럴 프리’(0.8㎖, 32개 낱개포장)가 있다. 이들 모두 1회 분량이 각각 포장돼 있으며 꼭지 부분을 비틀어 연 뒤 점안할 때 용기 끝이 눈을 찌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다만 1회 분량이더라도 2~3회 사용할 수 있는 용량이 들어 있으므로 개봉 후 12~24시간 안에 사용하고 버리면 된다. 무방부제 제품은 방부제 함유 제품보다 가격이 비싼 것이 단점인데 안과에서 처방을 받으면 보험을 적용받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최근 출시된 ‘아이투오’(10㎖)는 미세 항균필터가 내장된 특허 용기를 사용해 방부제 없이도 개봉 후 두 달까지 무균 상태를 유지하는 다회용(多回用) 인공눈물로 주목받고 있다. 혹 방부제가 있는 제품을 사용할 경우 2주 안에 사용해야 하며 인공눈물 대신 식염수를 사용하면 오히려 눈물에 포함된 지방성분 및 면역성분을 씻어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인공눈물을 사용해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염증 발생을 의심해볼 수 있다. 김효명 고려대 안암병원 안과 교수는 “최근에는 안구건조증이 안구를 싸고 있는 표면에 발생한 염증 중 하나라고 보는 새로운 개념이 자리잡고 있다”며 “부족한 눈물을 보충하는 것 이외에도 동반된 표면염증을 반드시 치료해야 안구건조증의 악화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구건조증 예방 생활수칙 1. 집에서 -뜨개질ㆍ십자수ㆍ독서 등 집중이 필요한 일을 할 때는 의식적으로 눈을 자주 깜박인다. -세수하거나 머리를 감을 때 비누ㆍ샴푸가 눈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고, 헤어 드라이어ㆍ스프레이 사용시 가급적 눈을 가리거나 닿지 않도록 주의한다. -수면부족과 스트레스는 눈물의 분비량을 감소시켜 안구를 건조하게 만들므로 충분한 수면을 취한다. -난방온도를 18℃ 정도로 유지하고 가습기를 틀어 습도를 60%에 맞춘다. 가습기가 없다면 근처에 물그릇을 놓아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2. 사무실에서 -컴퓨터 사용시 50분 작업 후 5~10분 정도 휴식을 취해준다. -가까운 곳을 집중해서 바라보면 눈이 쉽게 피로해지므로 먼 곳과 가까운 곳을 교대로 응시하고, 잠시 눈을 감고 상하좌우로 시선을 움직인다. -컴퓨터 화면의 높이를 눈보다 10~20㎝ 아래로 낮춰 눈이 노출되는 면적을 줄인다. -모니터와 눈과의 간격을 40㎝ 이상 유지한다 -히터의 따뜻하고 건조한 바람이 직접 닿지 않는 위치에 앉는다. -담배 연기는 건조증을 촉진하므로 흡연자 옆을 피한다. 3. 운전할 때 -운전 중 긴장하면 눈 깜박임이 줄어들어 눈이 건조해지므로 여유를 갖고 정차시 멀리 있는 고층빌딩ㆍ하늘ㆍ산 등을 의식적으로 쳐다본다. -실내 히터의 따뜻한 바람이 직접 눈에 닿지 않도록 아래로 향하게 한다. -창문을 열고 달릴 때 바깥 바람이 눈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