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련미 vs 다재다능 "막상막하"…3월부터 러시아서 우주비행 훈련등 소화<br>국내 1차 평가선 이소연씨 근소한 우세 불구 "러시아어 구사능력·현지 훈련평가가 판가름"
| 러시아 가가린우주센터에서 우주 적응훈련 중인 한국 우주인 후보들이 소유즈호 시뮬레이터 기기 안에서 러시아 교관에게서 조종교육을 받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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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소유즈호에 탑승할 한국최초의 우주인이 당초 예정보다 한달 가량 빠른 8월 최종 선정될 전망이다. 정부는 9월께 최종 탑승 우주인을 발표할 예정이었는데, 최근 러시아측이 자국의 우주계획 일정을 이유로 앞당겨달라고 요청해왔다.
이에 따라 한국 우주인 사업 총괄 기관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과 과학기술부 등이 2명의 후보인 고산ㆍ이소연씨를 상대로 본격적인 선정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최종 결과가 주목된다.
◇우주비행 등 훈련소화 = 3만6,206명에 달하는 우주인 후보를 제치고 지난해 12월 2명의 한국 우주인으로 선발된 주인공인 고산(31ㆍ삼성종합기술원 연구원 연구원)씨와 이소연(29ㆍ한국과학기술원 박사과정)씨.
이들은 지난 3월부터 현재까지 러시아 가가린우주인훈련센터에 입소, ▦소유즈호 이론교육 ▦우주정거장(ISS) 러시아 모듈 우주비행 훈련 ▦러시아어 교육 등의 교육 일정을 소화해 내고 있다.
최종 탑승 우주인은 지난해 선발 전까지 확보한 점수(1차)와 이곳 현지에서 얻은 점수(2차)가 대략 1대1의 비율로 합산돼 결정된다. 과기부와 항우연에 따르면 1차 점수의 경우 이씨가 고씨를 매우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이 때문에 우주인 사업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이씨가 ‘우먼파워’의 유감 없이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상선 과기부 정책홍보관리실장은 “1차 점수는 최종 결과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할 만큼 차이가 거의없다”면서 “러시아에서 수행 중인 훈련 결과가 결국 우주인을 선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련함 VS 다재다능 = 러시아를 방문, 훈련을 지켜본 정부 관계자들은 이씨와 고씨가 서로 차별화한 장점을 확보하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최기혁 항우연 우주인개발단장은 “기본적으로 두 후보에 대한 러시아 교관들의 평가는 ‘탁월’”이라며 “이씨의 경우 과학적 능력과 정신적 의지, 체력 등 모든 면에서도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고씨 역시 아주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말 두 후보를 만나고 온 김 부총리는 최근 “고씨는 날카로운 눈매의 소유자로 한치의 실수도 없을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이씨에 대해서는 “우주인이 되려는 의지가 정말 대단했다”며 “(이씨가 쓴) 우주인 편지를 읽어보니 글을 참 맛깔스럽게 잘 써서 좋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과기부의 한 관계자는 “고씨는 이씨보다 사회경험이 많은 만큼 경험과 노련함에서 큰 장점이 있는 반면 이씨는 풍부한 상상력과 다재다능함을 겸비하고 있다”며 “이처럼 서로 차별화 된 장점과 러시아어 구사 능력 등이 결국 중요한 평가 요소로 반영될 것”이라고 전했다.
◇8월 탑승 우주인 선정= 두 후보 중 러시아 소유즈호에 탑승할 수 있는 행운은 단 1명에게 돌아가지만 나머지 비탑승 우주인도 한국 우주인으로서 여전히 동등한 지위가 부여된다.
과기부 관계자는 “우주 출발 하루 전에도 건강 이상 등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탑승 우주인과 비탑승 우주인이 서로 교체될 수 있다”며 “따라서 우리나라는 이미 2명의 한국 우주인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8월 중 선발된 탑승 우주인은 내년 4월 러시아 소유즈호를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착, 8일 가량 머물며 무중력 상태의 반도체 연구 등 우주 과학 실험들을 수행한 뒤 지구로 귀환하게 된다.
고씨는 최근 러시아 현지에서 보내온 우주훈련 일기를 통해 “우리 대한민국의 우주인이 저 하늘 위로 날아오르는 그날,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이와 비슷한 경이로움과 흥분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