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對테러전쟁에 5조弗 쏟아부어 대규모 적자 초래

경제에 끼친 영향은


9ㆍ11테러는 지난 10년간 미국 경제 곳곳에 짙은 그늘을 드리웠다. 우선 대규모 재정적자의 단초를 제공했다. 빌 클린턴 전임 정부로부터 흑자 재정을 물려받았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9ㆍ11테러 이후 '대테러 전쟁'을 선포하며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막대한 전비를 쏟아 부어야 했다. 미국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에 따르면 미국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파키스탄에서 전쟁을 진행하면서 2조6,000억달러를 투입했으며 국토안보부와 연방정보기관도 공항검색 강화 ㆍ테러정보 수집 등 안보 관련비용으로 약 6,000억달러를 지출하는 등 대테러전에 3조2,280억달러를 지출했다. 미 브라운대 산하 왓슨국제관계연구소는 이자비용까지 고려하면 대테러비용이 2020년에는 5조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미국의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1에 달하는 수준이다. 결국 9ㆍ11테러로부터 촉발된 재정적자를 견디지 못한 미국은 지난 8월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로부터 최고 신용등급을 강등당하는 수모를 겪고 말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내년 여름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을 완료하기로 했지만 그렇다고 미 정부의 허리가 펴지는 것도 아니다. 참전 ㆍ퇴역 군인들에 연금과 치료비를 대거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비용만도 앞으로 6,000억~9,5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돼 미 정부의 어깨를 더욱 짓누르고 있다. 나라 살림뿐만 아니라 실물경제도 큰 타격을 입었다. 안보 강화를 이유로 미국 비자 발급 절차가 까다로워지면서 해외 고객들이 신흥국으로 잇따라 발길을 돌려 미국 투자열풍에 제동이 걸렸다. 항공ㆍ여행업계가 타격을 받은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잦은 테러로 인한 중동 리스크 부각으로 유가가 급등해 미국 경제는 더욱 휘청거렸고 석유 구입에 더 많은 돈을 쓰게 된 미국인들은 소비를 줄이면서 미국 경제에 더욱 주름살이 지워졌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9ㆍ11이 남긴 가장 큰 상처는 세계 최강의 경제 대국이던 미국의 지위가 흔들리게 됐다는 점이다. 지난 10년간 미국이 전쟁의 수렁에서 허덕이는 동안 중국은 미국과 맞먹는 경제대국으로 급부상했다. 브라질ㆍ인도 등 신흥경제대국들도 미국 위상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마크 잔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9ㆍ11 테러가 미국 경제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것은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