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월드컵에 맥주를 허하라.’
국제축구연맹(FIFA)에 떨어진 특명이다. 20일(한국시간) BBC에 따르면 제롬 발케 FIFA 사무총장은 “브라질 의회에 계류중인 ‘월드컵법’이 통과돼 브라질 월드컵 경기 중 맥주 판매가 허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발케 사무총장은 직접 브라질로 날아가 월드컵법의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현행법상 축구장 내에서 음주를 할 수 없다. 리그 라이벌전 때마다 폭력사태가 끊이지 않자 2003년부터 경기장 내 음주를 금지시킨 것이다. 발케 사무총장이 “맥주를 마시며 경기를 즐기는 것도 월드컵의 일부다. 무조건 맥주 판매를 허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축구장 내 금주법은 월드컵 때도 바꿀 계획이 없다”고 일찌감치 공언했던 브라질 보건당국은 끄떡도 하지 않는 모양새다.
충성스러운 스폰서 앤호이저부시(맥주 브랜드는 버드와이저)의 월드컵 특수가 원천봉쇄될 위기에 처한 FIFA로서는 브라질 당국의 고집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맥주 판매뿐 아니라 입장권 할인 정책, 대회 후원기업들의 상표보호 대책 등에서도 FIFA와 심각한 이견을 보이고 있다. 발케 사무총장은 “월드컵 개최권을 따낸 지 5년이 지났는데도 대회방침에 합의를 보지 못하는 나라는 브라질이 처음”이라며 “심지어 경기장 건설도 더디고 인프라 구축도 미흡하다”며 불편한 심경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