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진호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은 29일 김선일씨 피랍ㆍ피살사건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감사원 조사와 관련, “정확한 조사가 이뤄져야 알겠지만 외교부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있는 것이 있을 수 있는데 그같은 누명은 조사를 통해 벗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보좌관은 이날 “그 동안 언론보도가 부정확하게 추측성으로 많이 나오지 않았느냐”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AP통신이 외교부에 김씨 피랍에 대해 문의하는 전화를 한 것에 대해 “김선일씨라는 이름도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채 빈번하게 이뤄지는 언론사 기자들의 단순한 사실관계 확인 차원의 전화대화가 오갔을 수 있다”면서 “구체적인 진상은 조사를 통해 확인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이 지난 10일 미군 서비스업체인 AAFES(미국 육군 및 공군 복지기관)측에 김씨의 억류 가능성을 타진한 것을 두고 미군 당국이 사전 인지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는데 대해 “AAFES는 우리로 치면 육군복지단으로 미군PX를 관리하는 업체일 뿐 군 지휘ㆍ업무 계통과는 무관하다”며 “미 당국도 알 자지라와 CNN 방송이 있은 후 우리와 거의 같은 시각 납치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권 보좌관은 이날 국무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변명하는 게 아니라 감사원에서 진실이 파악되면 부정확했던 얘기도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가 사전에 파악하고도 은폐했다는 얘기는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현지 공관이 사전에 (김씨 피랍을) 인지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며 AP통신의 전화 문의의 경우도 (AP 기자가) 패싱 리마크(passing remark:별다른 주의 없이 지나치듯 하는 질문)로 한 것이라면 어떻게 답변을 하느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