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비상… 최악의 상황에 벌벌 떠는 한국
블랙아웃 간신히 피했다피크시간 전부터 관심 경보… 정부 요청에 일부 공장 가동 중단
이재용기자 jylee@sed.co.kr
윤홍우기자 seoulbird@sed.co.kr
정부가 짜내다시피 쏟아낸 비상대책이 없었다면 사실상 블랙아웃(대정전)을 피할 수 없었던 하루였다.
11일 전력수요가 이른 아침부터 급증하며 오전 피크시간(10시~정오)이 되기도 전에 올 겨울 들어 세번째로 전력수급 '관심' 단계가 발령됐다.
이날 예비전력은 오전11시께 340만kW대까지 떨어졌다. 전력수요가 몰리는 피크시간이 되기도 전에 '관심' 단계가 발령된 것은 올 겨울 들어 처음이다.
정부는 전력을 총 400만kW 이상 확보하는 비상대책들을 쏟아내며 예비전력을 300만kW 이상으로 간신히 유지했다. 정부의 수요관리와 추가 공급책이 없었다면 예비전력은 사실상 마이너스로 블랙아웃 상황이었다.
정부가 이날 산업계에 강력한 전력감축을 요구하며 기업들도 공장가동을 중단하는 등 파장을 겪었다. 현대제철은 이날 보수기간을 조절해 일부 전기로의 가동을 멈췄다. 현대제철의 한 관계자는 "전기로 일부 가동중단으로 수출물량 등의 생산에 차질이 있지만 정부 정책에 최대한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국제강도 이날 오전 전력 피크시간대 전력당국의 요청으로 인천 제강공장 전기로 가동을 오전과 오후에 걸쳐 중단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500여개 회원사에 공문을 보내 긴급절전을 요청했다.
정부는 사실상 모든 대책을 긁어 모았다. 주간예고제를 통해 기업 수요를 감축하고 민간사업자에 전기를 공급받는 한편 석탄화력발전소ㆍ열병합발전소의 전기 생산량을 높였다. 전국적으로 변압기 탭을 조정했고 공공기관의 비상발전기까지 가동했다.
한파가 이어질수록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주에 이 같은 비상상황은 다시 찾아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정부는 현상황에서 영광원전 5ㆍ6호기를 재가동하는 것 외에 뾰족한 대책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해외 출장 중인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12일 귀국과 동시에 영광원전을 방문해 위조검증서 교체상황을 직접 점검할 계획이다. 이는 영광원전을 어떻게든 연내 재가동하겠다는 지경부의 의지를 보여주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