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기술력으로 선진국 진입하자

우리나라는 지난해 세계에서 11번째로 연간 수출 3,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지난 95년 1,000억달러 달성 이후 11년, 2004년 2,000억달러 달성 이후 2년 만이다. 오는 2011년에는 ‘수출 5000억달러, 무역 1조달러,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명실상부한 선진국 대열에 들기 위해서는 치밀한 준비와 각고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중에서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기술력이다. 우리가 자동차ㆍ휴대폰ㆍ반도체 등 일부 산업 분야에서 보유한 기술경쟁력도 끊임없는 기술 혁신 없이는 유지하기 어렵다. 우리나라의 국제특허출원(PCT)은 미국ㆍ일본ㆍ독일ㆍ영국에 이어 세계 5위 수준이다. 특허기술의 피인용 횟수로 산출하는 기술력지수는 특허 등록보다는 다소 낮지만 8위에 올라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기술력이 어느 정도 갖춰졌다는 반증이다. 미국 RAND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2020년 세계기술혁신보고서’에서 29개 분석 대상국 중 한국을 지식경제지수 기준 7위로 평가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원천기술 특허가 출원 건수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따라서 원천기술 부족에 따른 로열티 지급으로 우리나라의 기술무역수지 적자 폭이 매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2001년 20억달러에서 2003년 21억달러, 2005년 27억달러로 늘었다. 이는 그동안 ‘추격형(catch up)’ 기술 혁신전략으로 선진국에 기술 종속이 심화한데다 개발기술의 권리화가 미흡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기술수출액이 기술도입액보다 큰 폭으로 늘고 있는 점이 위안거리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근본적인 기술무역 적자구조를 탈피할 수 없다. 기업은 부단히 원천기술을 확보해 기술의 경쟁우위 영역을 더 넓혀야 한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원천기술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 기업 시대에서는 국가적으로 파급 효과가 큰 핵심ㆍ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글로벌 표준으로 만들지 않고서는 지속적인 국가의 발전을 기약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최근 와이브로가 미국시장에 진출한 것은 대단한 개가가 아닐 수 없다. 치열한 기업간 특허 경쟁 속에서 특허를 많이 가진 기업은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IBM은 3만8,000여건이 넘는 특허를 바탕으로 매년 3조원이 넘는 로열티 수입을 올린다. 퀄컴도 1,200개가 넘는 CDMA 관련 특허로 지금까지 삼성전자 등 국내기업에서 로열티로 3조원 이상을 가져갔다. 이제는 기업마다 특허받은 기술에 대한 타의 모방이나 진입을 차단하고 새로운 가치 창출의 기회를 얻어 시장 영역을 확보해나가야 한다. 이 같은 특허전략이야 말로 미개척 영역인 넓고 푸른 바다로 나아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음 4가지 특허전략은 우리 기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첫째, 연구원들의 기술 개발 의욕을 북돋울 수 있도록 직무발명보상제도를 활성화하는 전술이다. 둘째, 특허기술의 표준화 전술이다. 특허기술 표준화는 시장을 넓게 형성하고 긴 기술 수명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 셋째, 크로스 라이선싱 전술이다. 이것은 상대의 특허기술을 피해갈 수 없을 때 필요한 것으로 상호간에 필요한 기술을 파악해 상호 특허사용계약을 맺음으로써 특허기술 사용에 대한 로열티 지급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전술이다. 마지막으로 개발된 상품을 잘 포장할 수 있는 상표 전술이다. 상표는 기업의 평판과 인지도를 대표하는 것으로 스스로 시장을 개척하고 홍보하는 위력도 갖는다. 이제는 기업들 스스로의 특허전략으로 단단히 무장해 새로운 기술 영토를 찾아 넓고 푸른 바다로 끊임없이 노를 저어 나아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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