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교역조건 악화 심상찮다

수입물가-수출물가 격차 10월에도 고공행진 지속<br>3분기 무역손실 12兆원…소득-성장 엇박자도 심화


수출로 돈을 많이 벌어도 수입제품의 가격이 올라가면 소득이 줄 수밖에 없다. 교역조건이 악화될수록 우리 국민ㆍ기업들이 소비 또는 투자할 수 있는 재원이 그만큼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교역조건 악화가 심상치 않게 진행되고 있다. 13일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고유가 등으로 지난 10월에도 수입물가는 크게 오르는 반면 수출물가는 하락세가 이어져 수출입물가 차이가 사상최고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수입물가지수는 연초보다 13.6% 오른 118.57, 수출물가지수는 2.6% 오른 89.14로 두 지수간의 격차가 29.43포인트에 달했다. 최호상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교역조건이 계속 악화되면서 국내 소비에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결국 경기회복 전망에도 암운을 드리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심상치 않은 교역조건=수출입물가 격차를 보면 1ㆍ4분기(1~3월)에는 17~21포인트를 기록했다. 2ㆍ4분기에도 23~25포인트, 3ㆍ4분기 역시 26~29포인트를 기록했다. ‘고 수입물가, 저 수출물가’로 인한 교역손실도 1ㆍ4, 2ㆍ4분기 10조원에서 3ㆍ4분기 12조원으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4ㆍ4분기 첫 월인 10월에도 수입물가 상승세는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출입물가 격차가 29.43포인트로 9월(29.90포인트)에 비해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성장률ㆍ소득 엇박자 가시화되나=3ㆍ4분기 경제성장률은 4.4%를 기록했다. 하지만 12조원에 이르는 무역손실로 국내총소득은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통계청의 3ㆍ4분기 가계수지 동향을 보면 전국 가구의 실질소득 역시 0.2% 감소하는 등 성장률과 소득이 따로 노는 엇박자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소득 둔화는 일시적 현상이며 고유가 등의 영향이 상쇄되면서 내년 중 실질소득도 증가세를 시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성장률과 소득 엇박자 현상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와 같은 수출ㆍ수입물가를 고려해볼 때 3ㆍ4분기 역시 12조원을 웃도는 무역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이는 개인의 소득감소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교역조건 악화 속에서도 지속되는 수출 호조에 따른 무역수지 흑자기조 유지는 가진 자와 없는 자간의 양극화를 더욱 촉진, 고착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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