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왓츠앱 품은 페이스북 … 모바일 메신저 시장 '태풍' 경보

190억달러에 왓츠앱 인수 가입자 4억5,000만 달해

뉴스·게임플랫폼 더하면 모바일 시장 영향력 상상초월 라인 해외 진출에도 적신호


# 최근 3년간 미국에서 300만명 가량의 10대 청소년들이 페이스북 서비스를 끊었다. 아이스트래티지랩스 조사에 따르면 미국 10대 청소년들의 페이스북 가입자 수는 2011년 1월 1,311만명에서 올해 1월 980만명으로 25.3%나 줄었다. 페이스북을 빠져나간 10대들이 향한 곳은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과 '스냅챗'. 10대 이탈에 골머리를 앓던 페이스북은 지난해 스냅챗을 30억 달러에 인수하려고 했지만 거절당했다. 이후 자체 모바일 메신저와 스냅챗처럼 메시지 소멸 시간 설정이 가능한 '포크(Poke)'를 출시했으나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다. 결국 페이스북은 190억 달러의 거금을 들여 북미 최대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을 삼켰다.

20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19일(현지시간) 유료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을 190억 달러(약 20조3,700억원)에 인수했다. 이는 역대 페이스북이 진행한 인수합병(M&A)중 가장 큰 규모로 지난 2012년에 흡수한 '인스타그램' 인수 금액의 16배에 달한다. 40억 달러는 현금, 120억 달러는 페이스북 주식, 30억 달러는 왓츠앱 창업자와 직원들이 행사할 주식옵션으로 지급된다. 잰 쿰 왓츠앱 최고경영자(CEO)는 페이스북 등기이사로 합류할 예정이다.


페이스북의 이번 인수로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는 큰 변화가 예상된다. 라인과 위챗 등 글로벌 경쟁자들은 페이스북의 막대한 자본과 인지도를 등에 업은 왓츠앱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하고 있다. 왓츠앱은 전세계 약 4억5,0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모바일 메신저다. 1년에 0.99달러의 사용료를 지불하는 유료 서비스지만 월간 실사용자가 전체의 70%에 달하는 등 이용자들의 활동빈도와 충성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왓츠앱에서 오가는 하루 평균 메시지 전송건수는 200억건에 달하며, 신규 등록자도 하루 평균 100만명씩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막대한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왓츠앱과 페이스북 서비스가 합쳐지면 모바일 시장을 잠식할만한 영향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손장호 앱애니 한국지사장은 "페이스북이 왓츠앱의 전면 무료화를 실시해 가입자를 늘려나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이후 뉴스플랫폼(페이퍼)이나 게임플랫폼을 덧붙이면 경쟁업체에 미칠 파급력은 상상 이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라인을 비롯한 국내 모바일 메신저들의 세계시장 진출에도 빨간불이 켜질 전망이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미국 시장 진출을 선언한 라인은 덩치 큰 텐센트에 이어 페이스북의 공격적인 행보에 바짝 긴장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모바일 시장은 조금만 시장환경에 뒤처져도 도태되기 쉽다"며 "국내 업체들이 거대한 글로벌 강자들과의 마케팅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현재 페이스북 시가 총액은 120조원, 텐센트는 100조원인 반면 네이버는 25조원 수준이다. 또 위챗을 운영하는 중국의 텐센트는 미국 시장에서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최근 정보기술(IT)기업 구글과 손잡고 현지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구글 계정에서 5명의 친구를 위챗으로 초대한 미국 가입자에게 25달러 상당의 상품권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구글 계정을 가진 미국인들을 위챗 회원으로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14일에는 일본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 라쿠텐이 모바일 메신저 '바이버'를 1조원에 인수하면서 경쟁에 합류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메신저가 모바일 시대의 가장 중요한 플랫폼으로 떠오르면서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는데 국내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은 정부 규제에 발목이 잡혀있어 시장 경쟁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 왓츠앱(WhatsApp)=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모바일 벤처기업으로 IT기업 '야후' 출신의 엔지니어 잰 쿰과 브라이언 액튼이 2009년에 설립했다. 동명의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을 출시해 전세계 약 4억5,0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왓츠앱에서 오가는 하루 평균 메시지 전송건수는 200억건에 달하며, 신규 등록자도 하루 평균 100만명씩 증가하는 추세다. 일년에 0.99달러의 이용료를 받는 대신 광고와 게임, 쇼핑 등 부가서비스 없이 메시지 기능에만 집중한 것이 특징이다.

/박민주·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