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이물질 섞일 가능성 0.1%까지 차단… "미국·일서도 배우러 와요"

반도체 생산라인 못잖은 제과업계 품질·위생관리 현장 가보니…

크라운해태제과 대전공장의 오예스 제품 생산 라인. /사진제공= 크라운해태

롯데제과 자일리톨 생산라인에서 직원이 제품을 검수하고 있다./사진제공= 롯데제과

혼입사고 막기위해 지문인식으로 출입 제한

이중삼중으로 미세먼지·세균·해충 막고 외부 유입 공기까지 항균 처리해 청결 유지


FSSC·ISO 국제인증 얻고 HACCP 도입

세계 최고 수준의 위생 관리 시스템 갖춰 몸에도 좋은 안전한 먹거리 만들기 힘쏟아


"등록된 지문과 일치하지 않으면 이 문을 통과할 수 없습니다. 차후 지문 검식은 한 번 더 예정돼 있습니다. 이 과정은 외부인 출입을 제한하는 것은 물론 이물질 혼입사고를 사전에 막기 위한 조치입니다."

지난 12일 대전시 대덕구 대덕산업단지의 크라운해태 대전공장. 면적 3만5,842㎡ (약 1만1,000평) 규모에 달하는 이곳은 국가기밀이나 첨단기술을 보유한 기관을 떠올릴 정도로 방문객 출입제한이 대단히 까다로웠다. 달콤한 초콜릿의 향기와 뜨끈한 오븐 열기가 느껴지지 않았더라면 반도체 생산 라인에 와 있는 걸로 착각할 만큼 청결 작업도 수시로 진행됐다.

방진복과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은 기본이고, 끈끈이 롤러를 사용해 머리카락, 먼지를 떼어냈다. 물론손도 소독하고 에어샤워도 진행했다. 이는 구역을 드나들 때마다 거치는 필수사항이었다. 무엇보다 사람을 걸러내는 데 초점을 맞춘 여타 공장들과는 달리 외부인은 물론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먼지와 세균, 해충을 차단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미로같은 길은 그 대표적인 사례. 이 공장은 근무자가 걷는 통로나 설비가 놓인 공간 모두 'ㄷ'자로 꺾여있다. 들어온 길을 기억하지 못하면 되짚어 나가는 것도 헷갈릴 정도로 꼬인 길이다. 만의 하나 날벌레가 외부에서 들어오더라도 직진하는 습성 때문에 청결 구역까지 침범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특히 공장 5층 오예스 생산라인은 한 차례 구워진 케이크 속에 시럽과 초코를 바르고 겉에는 초콜릿을 코팅하는 '성형크림 과정'을 집중 관리하고 있다. 하루에 27만6,000여 개의 오예스를 생산하는 전 과정에 배치된 인원은 단 12명. 근무자는 단지 기계가 제대로 돌아가는지를 확인·감독하는 역할을 맡는다. 컨베이어벨트에는 모두 별도의 가림창이 설치돼 있어 고의로 이물질을 넣으려 해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또 단계별로 자외선(UV) 살균기계, 자석봉 거름망 등을 설치에 수차례 반복하기 때문에 이물질이 들어갈 0.1%의 가능성도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공장 바깥의 위생시스템도 철두철미하다. 주기적으로 교환하는 항균 필터는 공기를 통해 밖에서 들어오는 미생물 등을 거르고, 생수나 밀가루, 설탕 등 외부에서 생산한 원재료는 공장 내부에서 별도로 살균, 필터 시스템을 거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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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운해태제과 대전공장 고위 관계자는 "우리 회사를 비롯한 국내 주요 제과업체의 생산설비는 위생 청결 측면에서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다"며 "해썹(HACCP·식품위해요소 중점관리 시스템),ISO 9001(품질경영시스템)인증 등을 통과한 이 공장은 업무상 만난 일본이나 유럽, 미국의 제과업계 관계자들도 벤치마킹할 정도로 뛰어난 식품위생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크라운해태제과는 지난 2003년 ISO 9001인증을 받았으며, 2006년에 HACCP, 2007년에 ISO 22000 인증 등을 추가로 획득했다.

국내 제과업체 1등인 롯데제과 역시 품질과 위생관리를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롯데제과는 서울 영등포 공장을 비롯해 양산과 평택, 대전, 향남 등 전국 5개 공장에서 FSSC 22000 인증을 획득했으며, 올해 추가로 제빵 공장인 수원 공장과 부산공장이 FSSC 22000 인증을 보유하게 되면서 국내 모든 공장이 FSSC 22000 인증을 거친 기업이 됐다.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식품안전인증제도인 FSSC 인증은 ISO 22000, PAS 220, HACCP 등 식품안전경영을 위한 인증요건을 기본으로 하고, 여기에 국제식품안전협회(GFSI)의 요구사항이 더해진 매우 깐깐한 기준이다. 최근 들어 해외 식품시장 진출을 하기 위해서는 FSSC 22000 획득이 필수적인 만큼 롯데제과는 전 공장라인의 설비를 보강해 관련 작업을 마쳤다.

식품안전을 위한 롯데제과의 노력은 지난 1997년부터 시작됐는데 당시 ISO 9001을 시작으로 ISO 14001(2004년), CCM(2008년), 어린이기호식품품질인증(2009년), HACCP(1999~2010년)과 ISO 22000(2010년)에 이르기까지 오랜 기간에 걸쳐 꾸준히 진행돼왔다.

롯데제과는 제품은 물론 서비스 측면에서도 무결점을 달성해 고객을 만족시키자는 목적과 기업 생산활동에서 발생하는 여러 유해환경을 제어해 경영구조 자체를 친환경적으로 만들겠다는 포부 아래 ISO 인증 시리즈를 차례로 획득했다.

또한 업계 최초로 생산공정의 위생성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HACCP 시스템을 도입한 롯데제과는 모든 제품에 들어가는 색소를 천연색소로 바꿔 '안전한 먹거리'를 원하는 소비자 요구에 대응하고 있다. 혈관질환의 원인으로 꼽히는 트랜스 지방을 완전히 없앤 기술도 비슷한 시기에 도입돼 입으로만 즐거운 것이 아닌, 몸에도 좋은 식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회사 측은 자부한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한 환경 선진기업에만 부여하는 ISO 140001 인증획득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70여 개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회사로서 필수적으로 필요한 조건"이라며 "앞으로도 고품질 제품 생산과 더불어 자원과 환경을 보전하는 경영방침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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