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신세계, 편법 대물림 논란차단 떳떳하게 경영권 승계

신세계 선언 왜 나왔나

신세계가 1조원 규모의 증여세를 내기로 결정한 것은 ‘떳떳하게’ 2세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기 위한 의지의 표현이다. 한편으로는 참여연대가 정용진 신세계 부사장이 지난 98년 광주신세계 지분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부당이득을 취했다며 지난달 정 부사장을 배임혐의로 고발한 데 이어 검찰이 사건을 특별수사본부 소속인 금융조사부에 배당하는 등 전방위 압박을 가해오자 위기국면을 돌파하기 위해 고심 끝에 꺼낸 카드로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신세계식 경영승계’는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기업성장을 위축시키고 기업가의 의욕을 꺾는 상속세제는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서 나타나듯 재계의 일반적인 정서와는 거리가 있어 앞으로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관심이 쏠린다. 실제 구 사장은 “3분의1은 상속으로 돌리되 3분의2는 증여할 수 있다”며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해 이번 조치가 오랫동안 고심해온 ‘카드’임을 내비쳤다. 다만 시기에 대해서는 “경영권 상속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 와중에 세금 납부를 바로 한다는 것은 오해받을 수 있다”며 “이르면 올 가을에라도 세금 납부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재계와 일반국민의 여론의 추이에 따라 행동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어쨌든 이번 신세계의 결정으로 신세계의 2세 경영권 승계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또 전문경영인 체제인 기존의 경영방식에도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구 사장은 “신세계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상속 문제와 경영권 승계 문제는 별개”라며 “재벌 2, 3세 경영과 관련해 좋지 않은 사회적 이미지를 불식하려는 차원에서 사전정리를 하겠다는 것이지 경영권을 물려주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 부사장은 “(어머니인) 이 회장보다 회사 일에 많이 관여하고 있고 전문경영인과의 관계에서 해야 할 역할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해 향후 증여가 본격화할 경우 경영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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