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시대를 맞아 가전제품을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스마트홈 사업이 향후 가전시장의 판도를 좌지우지할 것으로 보고 관련 제품과 서비스를 앞다퉈 선보이는 동시에 플랫폼 개발도 한창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 들어 스마트기기를 통해 제어가 가능한 스마트 가전 품목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지난달 초 전세계 11개국에서 홈 솔루션 서비스인 '삼성 스마트홈'을 출시한 삼성전자는 조만간 조명 제품을 추가로 내놓을 계획이다. 삼성 스마트홈 서비스가 가능한 제품은 국가마다 차이가 있는데 현재 국내에서는 에어컨과 세탁기 제품만 출시돼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 조명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음성이나 문자 등으로 간편하게 밝기를 조절하거나 스위치를 켜고 끌 수 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에 로봇청소기도 출시될 예정이다.
LG전자는 지난달 말 선보인 '홈챗' 서비스가 지원되는 프리미엄 스마트 가전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홈챗 서비스는 스마트폰을 통해 가전제품과 친구처럼 일상언어으로 채팅할 수 있는 스마트홈 서비스다. 사용자가 모바일 메신저인 '라인'에 접속한 후 가전제품을 친구로 등록하면 문자 대화를 통해 원격 제어나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지난달 29일 출시 후 3주 만에 1만1,500여명이 가입한 상태다. 현재 홈챗 서비스가 가능한 제품은 에어컨과 세탁기 등 두 가지다. 곧 홈챗을 통해 제어가 가능한 냉장고와 오븐을 출시하고 하반기에는 로봇청소기도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양대 가전업체가 올 들어 스마트홈 서비스를 새로 선보이고 스마트 가전 품목을 확대하는 것은 시장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6조9,000억원 규모인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은 오는 2017년 18조2,500억원으로 3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때문에 구글이 온도조절 장치와 화재경보기를 만드는 네스트랩스를 인수하는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가전업계가 스마트홈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으려면 가전제품 위주로 편리함만을 강조하는 것을 뛰어넘어 냉난방 및 안전시스템, 헬스케어, 자동차 등 일상 생활과 관련된 모든 서비스로 품목을 확대하고 타사 제품도 같이 이용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가전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협력해서 표준화된 플랫폼을 개발한다면 국내 업체가 스마트홈 시장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전업체뿐 아니라 이동통신사와도 플랫폼 개발과 관련해 협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