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매수 강화 가능성 높다
올 펀드자금 유입 불구 순매서 1兆4,000억 그쳐"증시 주변 여건 좋아져 10兆이상 더 살수 있을것" "실탄 충분…조정국면 이용 시장 참여 확대 예상"
박해욱 기자 spooky@sed.co.kr
주식시장이 점차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다. 23일 코스피ㆍ코스닥지수 모두 나흘째 상승세로 장을 마쳤다. 기관은 이날도 4,694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지수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급등락장에서도 꾸준히 주식형펀드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매수여력이 커진 기관이 조정국면을 이용해 본격적인 주식매수에 나설 것으로 보여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관, 8월 들어 연간 순매수로 돌아서=코스콤에 따르면 기관은 올 들어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지속적으로 '팔자'에 나섰다. 1월에 1조6,138억원을 시장에 내다판 것을 비롯해 2월(-7,283억원), 3월(-8,095억원), 4월(-3조2,127억원), 5월(-9,666억원)에도 각각 매도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6월부터는 '사자'로 돌아서기 시작해 이달 16일에는 연간 기준으로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이날까지 기관의 연간 매수규모는 1조4,089억원이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풀이된다. 지난해 4ㆍ4분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증시가 해외증시에 비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국내증시가 상대적으로 소외를 받았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우리나라 증시의 수익률이 세계 최하위권을 맴돌면서 지난해 4ㆍ4분기 이후 국내 펀드 투자자금의 해외 쏠림현상이 나타났다"며 "올해 5월 말까지 한국증시의 연간 상승률은 상위권으로 복귀했다"고 분석했다. 또 올 상반기에 지수가 오르면서 목표수익률을 달성한 펀드가 시장에서 발은 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실탄은 충분=증시 전문가들은 주식형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꾸준하고 그동안 자금을 비축해온 만큼 기관의 매수 체력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산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21일 현재 국내 주식형펀드의 수탁액은 47조5,606억원 수준으로 운용사별로 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조원가량, 다른 중소형 운용사들도 1,000억원 단위의 자금 여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 자금은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조정기를 거치고 있어 기관들이 관망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꾸준히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며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늘고 있어 고객으로부터 자금을 신탁받은 기관으로서는 이 자금을 마냥 묻어둘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올해 기관의 매수규모를 추정하기는 어렵다"면서 "하지만 현재 투신으로 자금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는 만큼 기관의 매수규모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균 연구원도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이 바뀌면서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국내 주식시장 여건이 양호해서 기관들의 시장 참여가 앞으로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입력시간 : 2007/08/23 1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