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울고 넘는 박달재' 가수 반야월 친일 행각 사과

이주영 의원 주선 국회 기자간담서 "탄광 끌려갈까봐 군국가요 만들어"


"목숨보다 소중한 게 어디 있겠습니까. 친일(親日) 행각에 대해 용서를 구합니다." '소양강 처녀' '울고 넘는 박달재' 등 히트곡을 작사한 노(老)가수 반야월(93)씨가 9일 자신의 젊은 시절 친일행위에 대해 사과했다. 일제강점기부터 활동한 반씨는 이날 이주영 한나라당 의원 주선으로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일제시대에 내가 만든 군국가요 등으로 많은 국민들이 잘못된 길로 내몰아졌다면 그분들에게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본명이 박창오인 반씨는 71년간 작사가와 가수로 활동하면서 '단장의 미아리 고개' '아빠의 청춘' 등 한국 가요사(史)상 가장 많은 7,000여곡을 만든 1세대 대중예술인이다. 그러나 일본어로 된 군국가요를 만들었다는 사실 때문에 지난 2008년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가 만든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이 올랐다. 이후 경남 마산시에서 반씨를 문화상품으로 개발하는 작업을 추진하자 일부 시민단체에서 반씨에 대한 친일 행적을 비판하면서 해명을 위해 이 같은 간담회를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당시 군사의 총칼 앞에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탄광으로 끌어간다고 했다"며 "예술가들이 양심적으로 일제에 협력한 경우는 없었고 마지못해 협력했다고 본다"전했다. 그의 딸인 박희라씨는 "당시 거부할 경우 다른 가수들까지 탄광으로 데려간다고 해 어쩔 수 없었지만 이제 그분들이 모두 돌아가셔서 증명할 수 없었다"면서 "안중근 의사를 기리는 저항가요를 만들어 일제로부터 핍박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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