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한일은행이 인원감축문제로 또다시 팽팽히 맞서고 있다.
두 은행은 지난 8월 합병계약서에 최종 서명할 당시에도 인력감축비율 문제로 이사회가 연기되는 등 파행을 겪기도 했다.
당시 두 은행은 대등합병의 정신을 살려 6월말 인원수를 기준으로 양행이 동률로 직원을 감축키로 하고 차이가 나는 인원은 1년내에 줄이는 선에서 어렵게 합의를 이뤄냈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9개 은행 노사가 전년말대비 32%로 인원을 감축키로 합의함에 따라 인원감축문제가 다시 꼬이기 시작했다.
상업은행은 두 은행의 합병정신을 살려 6월말 기준 동률로 감축해야 한다는 주장인 반면 한일은행은 9개 은행 노사가 합의한 지난해말 기준 32%감축안을 적용해야 한다며 강하게 맞서고 있다.
지난해말 현재 상업-한일은행의 직원수는 각각 8,322명, 8,910명으로 한일은행이 600명 가량 많았다. 그러나 지난 6월말 현재 두 은행의 직원수는 상반기에 대량 명예퇴직을 실시한 한일은행이 7,488명인데 비해 상업은행은 7,806명으로 상업은행이 오히려 300여명 많은 상태다.
상업은행은 두 은행이 합의한 대로 97년말 현재 두 은행 전체 인원 1만7,232명을 기준으로 32%(5,514명)를 줄이되 기존 퇴직자 1,938명을 뺀 3,576명을 6월말 대비 각행의 인원비율을 기준으로 배분하자는 주장이다.
이 경우 상업은행은 1,825명, 한일은행은 1,751명을 각각 추가로 감축하게 돼 지난해말 기준 감축비율이 상업 28.1%, 한일 35.6%가 된다.
이에 대해 한일은행은 9개 은행이 공동으로 합의한 32%선을 넘는 인원감축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으며 상황이 변한 만큼 지난달 양은행이 합의한 인원감축비율은 당연히 수정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일은행이 주장하는 대로 각행이 각각 지난해말대비 32%를 감축할 경우 상업은행은 추가로 2,106명, 한일은행은 1,399명을 줄여야하기 때문에 이번에는 상업은행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합병추진위원회는 한일은행에 대해 계획대로 32%를 줄이는 대신 상업은행은 한일은행의 감축인원을 기준으로 감원수를 조정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으나 금감위가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일은행이 전년말대비 32%를 줄이고 상업은행은 6월말 동률감축 기준으로 지난해말 대비 28.1%를 줄일 경우 두 은행의 감축비율이 전년대비 30%에 불과해 9개 은행 노조의 합의사항인 32%에 못미치게 된다.
한일은행은 인력감축문제에 대해서는 더이상 협의할 사항이 없다며 이르면 이번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인원정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상업은행도 일단 두 은행간 합의가 되지 않을 경우 자체적인 기준에 따라 인원정리를 하겠지만 추후 두 은행간 인력조정문제는 다시 논의해야한다는 입장이다.
내년 1월4일 출범을 앞두고 있는 두 은행이 이처럼 인원감축문제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앞으로 합병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일각에서는 인원정리문제로 합병작업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합병은행장이 외부에서 오게 되는 빌미를 제공할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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