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을 한 달 남긴 지금, 이미 시장의 관심은 온통 2007년으로 집중되고 있다. 많은 증권사들은 내년 1,600대 돌파를 예견하고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하지만 ‘맞으면 다행, 틀려도 그만’ 격인 지수예측보다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내년 한 해동안 증시를 쥐락펴락 하게 될 이슈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관심을 끈을 놓지 않는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내년 증시에서 국내와 미국 경기의 연착륙, 아시아 증시의 재부상과 한국증시의 상대적 부진 해소 여부, IT와 내수업종 사이에서 엇갈리는 주도주 논란 등이 주요 이슈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온국민을 들끓게 한 부동산 경기와 내년 최대 정치 이벤트인 대통령 선거에 대해서도 내년 한 해동안 꾸준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경기 연착륙 여부 최대 관심=내년 증시와 경제의 최대 화두는 올해부터 이어지는 경기 논란이다. 내년 전세계 경제성장률이 둔화될 것이 기정사실로 인식되고 있지만, 안정적인 성장세만 유지된다면 주가는 상승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성장률이 둔화되더라도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하는 세계경제성장률이 4.9%에 달한다”며 “고성장기보다는 안정적인 성장이 지속될 때 주가가 많이 오르기 때문에, 성장둔화 리스크가 증시 부담요인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도 “내년 증시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골디락스’”라며 “미국 경제가 후퇴해도 글로벌 경제는 유로존과 일본, 중국과 인도 등의 성장동력에 힘입어 안정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증권은 국내 경제도 수출과 내수의 균형 회복을 통해 올해와 비슷한 성장 속도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며 이 경우 증시는 새로운 기록경신이 이뤄지는 순항을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국 증시 부진 씻을까=현재까지 한국 증시는 세계는 물론 아시아 증시에서도 유독 상승 흐름을 타지 못하고 ‘따돌림’을 당해 왔다. 국내 증시의 부진은 지난해 유달리 높은 상승률을 보이며 성과를 올린 데 따른 반작용으로도 받아들여진다는 점에서, 내년 증시에 거는 시장 전문가들의 기대는 크다. 전문가들은 올해 미국부터 시작된 증시 호황국면이 하반기 들어 아시아 증시로 확산 추세를 보인데다, 아시아 증시 내에서 한국과 일본, 대만 등이 상대적인 열세에 머물러 왔기 때문에 내년에는 아시아 증시의 재부상과 함께 국내 증시가 그동안의 부진을 만회하는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을 지에 높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07년 국내 증시는 글로벌 증시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애널리스트는 “2006년은 기업이익 둔화와 2005년장 급등에 따른 가격부담으로 부진했지만, 내년에는 이익증가율이 17%로 세계 주요증시 43개국에서 8위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주가수익비율(PER)은 2007년 기준 9.8배로 전세계에서 4번째로 낮아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수주 내년에도 시장 이끌까=올 하반기부터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됐던 IT경기가 연말까지 살아나지 못함에 따라 2006년은 내수주 주도 장세로 한 해를 마감하게 됐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내년에도 내수주가 시장을 끌어가는 주도 세력이 될 것인지 여부로 넘어갔다. 다시 말하면, 올해 부진했던 IT업종이 내년에는 살아날 지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게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내수업종의 안정적인 흐름과 IT업종 개선이 동반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IT업황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견해를 밝히고 있다. 현대증권은 “내년 IT경기는 부분적으로 회복되겠지만, 제품가격 하락 등 업종 고유의 불확실성이 남아있어 업황 호조를 단언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내년도 기업 이익증가는 IT와 은행, 조선, 자동차, 통신서비스, 철강, 보험업종 등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증권은 “IT업황에 대해선 시장에 의심의 눈초리가 지배적이지만 장기간 시장에서 소외된 만큼, 펀더멘털보다는 시장의 흐름에 따라 강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며 IT업종과 내수주인 통신서비스업종을 내년의 주도업종 후보로 꼽았다. 우리투자증권은 “내수 경기가 향후 우리 경제의 성장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에 내수주 중심으로 기업이익 턴어라운드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연말 대선 증시에 부담될까=올해 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북핵 이슈에 더해, 내년에는 연말의 대통령선거가 시장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통상 대통령 임기 말년에 레임덕과 정책 혼선 등을 이유로 증시가 부담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2007년에도 대선이 시장에 악재 요인이 될 지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한미FTA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개방 이슈도 증시 전반, 또는 업종별로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칠 전망. 이 밖에 한창 가격 랠리가 진행되고 있는 국제곡물과 비철금속 등 원자재 가격 동향, 국내에서는 부동산 경기가 증시에 직ㆍ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주요 이슈로 꼽히고 있다. 대우증권은 “내년에는 각종 국토 균형개발 사업이 본격화하기 때문에 가격 상승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면서도 “정부의 부동산값 잡기 의지가 확고해 어느 정도 가격 안정이 예상되는 만큼, 증시의 상승 흐름에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