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사우디등 공습반대… 공조이탈조짐파키스탄ㆍ사우디아라비아ㆍ인도네시아 등 그 동안 미국의 반테러 연대에 가담했던
국가들이 속속 이탈하는 조짐을 보이면서 이들을 붙잡기 위한 미국의 행보 역시 빨라지고 있다.
9.11 테러 대참사 이후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했던 이들 국가들은 내부 이슬람 세력의 압력이 거세지자 반테러 연대 이탈은 물론 최근에는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군사공격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하는 등 노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아프간 주요 군사거점과 밀집해 있어 미국의 군사공격에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는 파키스탄마저 미국의 공습에 반기를 들고 나서 미국 정부에 충격을 주고 있다.
리아즈 모하마드칸 파키스탄 외무부 대변인은 15일 "우리는 탈레반을 절대로 테러리스트로 간주하지 않는다"며 "미국의 군사공습이 아프간 민간인을 희생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그는 "테러는 근절돼야 마땅하지만 항상 폭력으로 대할 필요는 없다"면서 "어떠한 개인과 집단, 정부도 테러범 추적과 처벌을 빌미로 다른 나라를 침공하지 말아야 한다"고 언급, 미국의 군사작전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계속되는 공습으로 민간인 희생자가 속출, 가뜩이나 유엔 등 국제사회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터에 이 같은 국가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조지 부시 행정부는 매우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유엔은 미국의 오폭으로 민간인 희생자가 나타나면서 공습 중단을 요구하는 한편 강력한 유감을 표시해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국 정부는 16일부터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을 파키스탄 등 아시아 3개국 순방에 나서도록 하는 등 테러 연대 균열 봉합에 나섰다.
또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오는 21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담에 참석, 아시아의 반 테러 외교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하지만 미국은 뉴욕 테러 용의자인 오사마 빈 라덴과 탈레반 정권을 연장선상에서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고 있지만 이슬람 국가들은 탈레반을 이번 테러와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을 강하게 펼치고 있어 의견 차이를 쉽사리를 해소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15일 인도와 파키스탄간 해묵은 갈등인 카슈미르 분쟁이 또다시 터져 갈길 바쁜 미국의 발목을 잡고있다.
미국은 공습 전부터 카슈미르 분쟁이 재발할 경우 아프간 군사작전에 적지않은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며 파키스탄 정부에 간곡한 자제 부탁을 했었다.
이병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