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전문가들의 시선은 20일 시작된 이라크 전쟁보다 다음 달 중순 방한할 무디스 등 국제신용평가회사에 쏠려 있다. 최근 정부가 미국을 직접 방문해 국가신용등급 하향조정을 막았다고는 하지만 `일시적 유예`에 그친 것 아니겠느냐는 불안감이 짙다. 3대 국제 신용평가기관은 한결같이 한ㆍ미 동맹의 변화 및 북핵 위협의 진전, 대포동 미사일 시험발사 등이 이뤄지면 국가신용등급이 하향조정 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결과적으로 이들은 냉정하게 북한 핵문제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우려하는 시각을 반영, 신용등급 하향가능성이 높다는데 조심스럽게 의견이 일치되고 있다.
올해 2월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연구기관들은 올해 원화환율이 연평균 1,200원 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전망치는 조금씩 상향조정되는 추세다. 대외경제연구소(KIEP)는 20일 전쟁이 단기전으로 끝나고 달러화 약세가 멈추면 원화환율은 1,220원~1,250원 수준에서 안정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KIEP는 전쟁이 장기화되는 경우 환율은 1,250원~1,30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LG경제연구원도 이날 환율 전망치를 1,200원에서 1,250원으로 상향조정 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쟁후 환율은 3ㆍ4분기까지 약세를 지속하다가 4ㆍ4분기 경 완만한 강세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로서는 단기적 전망을 조정하기보다 단기적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것만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 전쟁이 시작되면서 미국과 북한간의 긴장은 한층 고조되고 있다. 이라크 다음 차례는 북한이라는 소문은 공공연히 돌고 있고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북한은 이라크 전쟁을 악용 말라”고 직접 경고한 바 있다.
안팎의 요인으로 신용등급이 하향조정 될 경우 환율은 또 한 번 큰 폭의 상승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외국인 주식투자자금도 계속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 북한 핵문제와 등급하락 가능성, 경기둔화에 따른 기업실적 악화, 원화절하 가능성 등이 투자자금의 유출을 부추기고 있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