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 10개중 1곳은 외국인의 지분율이 국내최대주주 지분율보다 많아 경영권 위협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12월 결산 485개 상장사(신규 상장, 관리종목, 감자종목 등 제외) 가운데 이달 26일 현재 외국인의 전체 지분율이 국내 최대주주 지분율을 웃도는 기업은 48개로 9.9%를 차지했다.
이는 작년말 39개에 비해 23%가 늘어난 것이며 전체 상장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86%포인트가 상승했다.
이들 기업의 외국인 지분율은 평균 43.83%로 국내 최대주주 평균 지분율 26.87%보다 16.96%포인트가 많았다.
외국인 지분율이 50% 이상인 기업인 12개로 작년말의 2배로 늘어났고 30% 이상~50% 미만이 48개, 10% 이상~30% 미만이 84개, 10% 미만이 341개였다.
외국인과 국내 최대주주의 지분율 격차가 가장 큰 곳은 POSCO로, 외국인 지분율이 68.75%에 달했으나 최대주주인 포항공과대학의 지분율은 12.55%에 불과했다.
현대산업개발도 최대주주인 정몽규 회장의 지분율이 17.02%로 외국인 지분율 65.77%에 크게 못미쳤다.
또 소버린 자산운용에 의한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에 시달리고 있는 SK의외국인 지분율은 61.18%로 최대주주 SK씨앤씨의 지분율 17.53%보다 많은 상황이다.
`제2의 SK' 우려를 낳기도 한 삼성물산의 외국인 지분율은 39.53%로 최대주주인삼성SDI의 지분율 16.04%를 크게 앞서고 있다.
연초에는 영국계 연기금펀드 운용사인 헤르메스 등 외국계 펀드가 삼성물산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여 M&A 논란에 휩싸였으며 증권연구원은 삼성물산이 경영권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비중이 커짐에 따라 경영권 위협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