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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아시안게임] 120분 혈투… 달콤한 한풀이… 대~ 한민국

연장전 후반 임창우 극적 결승골 1대0 승리

36년전 못 끝낸 '南北대결' 승부 가려

2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2014인천아시안게임 축구 남자 시상식에서 김신욱·임창우·김승대 등 한국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금메달 시상대에 오르며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120분 동안 북한의 골문을 두드렸지만 골이 터지지 않았다. 승부차기를 떠올릴 때쯤 기적 같은 장면이 연출됐다. 연장 후반 15분 코너킥 기회에서 김승대(포항)가 찬 볼이 골문 앞의 이용재(V바렌 나가사키)에게 연결됐다. 이용재가 오른발로 때린 볼이 골문을 향했지만 북한 리용직이 손으로 쳐서 막아냈다. 명백한 반칙이었지만 심판은 휘슬을 불지 않았고 볼은 골문 측면에 있던 임창우(대전)에게 연결됐다. 임창우는 차분하게 오른발로 슈팅을 해서 골망을 갈랐다. 우리나라가 28년 만에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에서 우승을 거둔 순간이었다.

한국은 2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북한과의 2014인천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북한을 1대0으로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지난 1986년 서울대회 우승 이후 28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등극했다.

한국은 또 1970년·1978년·1986년에 이어 네 번째 우승을 거두며 이란(1974년·1990년·1998년·2002년)과 함께 역대 최다 우승 동률을 기록했다. 특히 1978년 방콕대회에서 북한과 0대0으로 비겨 공동 우승한 한국은 36년 만의 재대결을 극적으로 승리하는 기쁨도 누렸다. 또 최근 청소년과 여자 축구 대표팀이 잇달아 북한에 패했던 터라 의미가 더욱 크다. 청소년 대표팀은 지난달 아시아축구연맹(AFC) 16세 이하(U-16) 챔피언십 결승에서 북한에 1대2로 역전패했고 여자 대표팀은 이번 아시안게임 4강전에서 북한에 1대2로 패했다.


이날 한국은 경기를 주도했지만 좀체 골을 넣지 못했다. 4만2,000여명의 관중은 경기 내내 아쉬운 탄성을 쏟아내야 했다. 한국은 끊임없이 북한의 골문을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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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7분 김진수(호펜하임)가 페널티지역 오른쪽 부근에서 프리킥을 찼지만 북한의 수비벽을 뚫지 못했다. 전반 21분 이용재가 오른쪽 페널티지역 사각을 뚫고 내준 패스가 후방으로 흐른 것을 쇄도하던 손준호(포항)가 강하게 찼지만 골을 넣는 데 실패했다.

북한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후반 28분 북한의 역습 상황에서 림광혁의 슈팅이 수비수 맞고 굴절되면서 골로 이어질 뻔했다. 이어 코너킥 상황에서 '유럽파' 박광룡의 헤딩이 크로스바를 맞혔다.

전·후반 90분 동안 승부를 내지 못한 한국은 연장 후반 3분 종아리 부상으로 그동안 벤치를 지켜온 '장신 스트라이커' 김신욱(울산)을 투입했다. 김신욱은 부상이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모습이었지만 볼을 여러 차례 터치하며 공격을 연결했다.

한국은 연장 들어서도 매섭게 몰아붙였지만 좀체 골이 나지 않았다. 기다리던 골은 연장 전후반이 종료될 시점 터져 나왔다. 임창우가 연장 후반 15분 북한의 골망을 가르자 4만여 관중은 환호성을 터뜨렸다. 북한 선수들은 패배를 인정하듯 고개를 숙였다. 한국은 남은 1분가량의 추가시간을 잘 버텨내며 1대0의 극적인 승리를 완성했다.

28년 만에 금메달을 일궈낸 태극전사들은 경기를 마친 뒤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고 나와 시상대 꼭대기에서 손을 맞잡았다. 선수들은 환한 표정으로 차례차례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역사의 현장을 목격한 관중들은 '대∼한민국'을 외치며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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