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긴급 융자를 위해 20억 달러의 구제금융 지원을 요청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현지시간)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IMF로부터 대기성 차관을 지원받았으나 재정수지 악화에 따른 외환시장 불안이 가속화되어 왔다. 흐리호리 네미리아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이날 워싱서 FT와 가진 회견에서 "IMF 지도부를 만난 뒤 지원을 받기로 했다"면서 "지원금은 앞으로 3개월 동안 금융, 재정 등 넓은 범위에 걸쳐 사용될 예정"이라며 말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날로 적자가 커져 가는 공무원 임금과 국민 연금, 가스 수입 대금 등을 낼 능력이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최근 언론들의 보도가 맞았음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두바이 국영기업 두바이월드의 모라토리엄(채무상환 유예)과 그리스의 국가 부도설 등으로 세계 금융 시장이 요동치자 우크라이나의 경제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우크라이나는 수년째 계속된 정쟁과 주요 수출 품목인 철강 제품의 가격 하락, 그리고 지난해 9월 금융위기 등으로 1996년 이후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11월 IMF가 주기로 한 대기성 차관 164억 달러 가운데 1차분 45억 달러를 지원받았으나 지난 2월 IMF가 재정 지출 축소 등 신용 조건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2차분 19억 달러 집행을 거부했다. 그러다 지난 5월 우크라이나 정부가 IMF에 경제 개혁 관련 법안 개정, 재정 개선 노력 등을 약속하자 IMF는 2차분 집행 거부를 철회했고 그 규모도 19억 달러에서 28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 8월 다시 3차분 33억 달러를 지원받았으나 여전히 재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