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아시안게임조직위-한은, ‘기념지폐’ 발행여부에 신경전

조직위 “법에 의한 요구” VS 한은 “혼용 우려” 난색

한국은행과 2014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 간에 기념 지폐(은행권) 발행 여부와 관련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직위는 지난 6월 기념주화와 함께 기념 지폐 발행을 요구하는 공문을 한은에 보냈다.


정부의 예산 지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어떻게든 한 푼이라도 더 대회 개최를 위한 재원을 추가로 마련하고 아시안게임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을 높이려는 취지다.

성사되면 국내에서는 첫 기념 지폐다.

그동안 기념주화는 광복 50주년, 서울올림픽유치, 숭례문 복구 등을 기념해 약 40차례 국내에서 발행됐지만 지폐 형태로는 유례가 없다.

한은은 이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다.

기념주화와 달리 기념 지폐는 일반 화폐와 섞여 사용될 소지도 있는 등 여러 문제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번에 기념지폐 발행을 허용하면 추후 다른 종류의 기념 지폐 발행 요구를 거부할 명분도 없어진다는 생각도 깔렸다.

한은 관계자는 “새로운 지폐를 만드는 데에는 2년 정도의 시간도 필요하다”며 “시간적으로도 이미 늦은 상태”라고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조직위의 생각은 다르다.


조직위 측은 “지난해 2월 대회 지원법을 개정, 기념 지폐 발행을 한은에 요청할 수 있는 근거조항을 추가했고 실무적인 타진은 2년 전부터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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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위의 서장수 기념사업팀장은 “새 지폐를 만들지 않고 기존 지폐에 기념문구를 추가 인쇄하는 방식이라면 아직 시간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애초 조직위는 액면가 기준 2,000원짜리 5만장과 2만원짜리 3만장 등을 발행해 일괄 인수하고 나서 액면가보다 높게 파는 이른바 ‘프리미엄부’ 방식으로 수익을 낼 계획이었다.

지난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종합국정감사에서도 이에 관련한 질의가 나왔다.

이재영 새누리당 의원은 “멕시코에서는 덧인쇄하는 방식으로 (기념지폐를) 발행했다”며 해외 사례를 들면서 적극적인 검토를 주문했다.

김중수 총재는 이에 대해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하다”며 우회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한편 조직위에 따르면 기념지폐(은행권)는 전 세계적으로 기념주화처럼 많지는 않지만 최근 새로운 재질 및 제작 기법이 개발되면서 점차 발행이 증가하는 추세다.

호주는 2000년에 시드니올림픽을 기념한 순금 은행권을 제작 판매하기도 했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10위안짜리 기념지폐를 발행했고 2009년 홍콩에서는 홍콩의 도시화 150주년을 기념한 150홍콩달러짜리 지폐가 나와 화제가 됐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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