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때문에…" 일가족 동반자살
40대 가장, 세딸·모친등 살해후 차 불지른 듯… 처도 4년전 자살
빚에 시달리던 40대 세탁소 주인이 모친, 세 자녀와 함께 불탄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13일 오전 10시 30분께 제주도 북제주군 금악리 문수동 누운오름 남쪽 목장 안에서 불에 탄 제주80나88XX호 그레이스 미니밴 차량 안에 사체가 뒤엉켜있는 것을 목장 관리인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차량은 뼈대만 남아있었고, 뼈만 남은 아이 사체 3구, 어른 1구, 형체 확인이 가능한 사체 1구 등 5구가 뒷좌석 쪽에 엉켜 있었다.
경찰은 세탁소 종업원 등을 통해 일단 형체가 남아있는 사체가 차주이자 제주시연동 S세탁소 주인인 김모(40)씨로 확인했다.
또 지난 3일 오후 5시께 김씨가 가족과 함께 가출, 연락이 두절돼 이날 오후 10시께 실종신고를 했다는 세탁소 종업원들의 진술에 따라 나머지 사체 4구는 김씨의78살 노모, 5살, 8살, 11살 딸들인 것으로 추정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유전자감식을 의뢰했다.
경찰은 사체 상태 등으로 미뤄 김씨가 나머지 가족을 먼저 살해하고 차량에 불을 지른 뒤 자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김씨의 아내가 4년여 전 자살한데다, 3년 전 세탁소 2층 건물을 신축하고 세탁기 등을 구입하면서 8억여원의 빚이 생겨 경기가 악화된 지난 해부터 원리금상환 독촉에 시달리며 최근 '죽고싶다'는 말을 자주 했다는 주변 사람들의 말에 따라 동반자살을 기도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홍동수 기자
입력시간 : 2005-01-13 1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