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미군기지 화재 사건을 수사 중인서울 용산경찰서는 16일 화재 장소 근처에서 자고 있던 한국인 직원에 의한 실화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최초 화재 발생장소가 목공소 안인 데다 인화물질이 현장에서 발견되지 않았고 방화 흔적도 없어 현재로선 목공소 내에 있던 사람들이 실수로 불을 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그러나 방화나 누전 등으로 인해 불이 났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아직 조사 중이다.
앞서 경찰은 최초 발견자인 이모(53)씨 등 직원 5명이 화재 전에 노동조합 선거를 마친 뒤 술을 마시고 부대 내 노무실에서 잠을 잤다는 진술을 확보한 뒤 이들이 담뱃불이나 추위를 피하려고 핀 불로 화재가 일어났는지를 조사했다.
이씨 등은 경찰에서 "술에 취해 출입문을 잠갔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으며, 화재를 초기에 진압하려다 연기에 질식되고 일부는 화상을 입어 경찰 조사에 응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화재 당시 현장에서 배회하던 K(여.57)씨가 "미국의 테러를 응징하려 불을 질렀다"고 주장함에 따라 용의자로 지목, 현장에서 붙잡아 조사했으나 방화 혐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결과 K씨는 목조건물 안에서 불을 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조만간 석방될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그러나 누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으며 부상자들이 회복되는 대로 이들을 상대로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