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개방예외품목 줄여라" 韓-美 서로 대치

■ [한미 FTA 3차협상] 1차 양허안 윤곽<br>섬유, 우리측 개방예외 0% 美60∼70%<br>농산물은 우리측 18.5%에 美는 0% 요구<br>금융서비스 국경간 거래 제한적 허용 검토

FTA협상 실무진 한미FTA협상 협상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각 분야 분과장들이 8일 시애틀 웨스틴호텔 브리핑룸에서 김종훈 한미FTA협상 수석대표의 협상 중간결과 설명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시애틀=연합뉴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게임에서 누가 얼마나 양보할까. 3차 협상을 앞두고 양국이 교환한 FTA의 핵심인 상품ㆍ농산물ㆍ섬유 등의 1차 양허안(개방안)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양국이 어디쯤에서 어떻게 접점을 찾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측이 3차 협상 중 섬유 분야에서 겉으로 양보 의사를 나타냈지만 아직은 생색내기에 불과한 수준이다. 서비스 분야에서도 양국이 본격적으로 개방요구안을 교환, 확인하면서 개방 폭풍에 직면할 업종들의 면면도 구체화되고 있다. 상품과 서비스 협상이 본 궤도에 오르면서 한미FTA가 앞으로 우리 사회에 미칠 영향들도 수평선 너머에서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상품 분야, 양국 입장 극명한 대립=1만2,000여개의 상품은 공산품이 대부분인 9,000여개 상품과 각각 1,500여개의 농산물 및 섬유 상품으로 구성돼 있다. 제조업 강국인 한국은 공산품과 섬유 부문에서 조속하고 대폭적인 관세 철폐를 원하고 있다. 특히 섬유 부문에 대한 기대가 크다. 반면 미측은 섬유를 비롯, 제조업 부문의 개방 피해가 적지않을 것으로 우려해 초보수적인 1차 양허안을 냈다. 농산물 분야에서는 정반대다. 미측은 10년 내 모든 농산물의 예외 없는 개방을 요구하고 있지만 한국은 20% 가량의 농산물은 관세철폐 예외로 하고 다른 상당수 품목도 최장 15년의 개방이행기간을 제시했다. 양국이 FTA를 통한 기대이익을 개방안에 극명하게 대조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특히 미측은 제조업과 농업을 연계해 우리측 농산물 시장 개방을 확대하려는 전략을 분명히 하고 있다. 협상단의 한 관계자는 “섬유 분야에서 우리가 얼마나 얻을지는 농산물 개방폭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농산물의 대폭 개방이 우려되는 측면도 있지만 한미FTA가 낮은 수준의 FTA에 머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종훈 수석대표는 “양국이 이익의 균형을 찾기가 쉽지 않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비스, 개방논의 본격화=우리측은 서비스 분야 개방안에서 100여개 가까운 업종을 개방 제외로 분류, 미측에 제시했다. 서비스 부문은 개방예외로 분류한 업종을 제외하고는 모든 부문이 미측에 개방된다. 미국은 우리가 개방예외로 분류한 분야 중 방송ㆍ법률ㆍ회계ㆍ통신ㆍ우정ㆍ택배 등 12개 분야의 개방을 요구했다. 방송과 관련, 케이블TV와 위성방송에 대해 각각 49%와 33%로 묶여 있는 외국인 지분취득 한도를 확대해달라고 요구했으나 공중파 방송의 외국인 소유 제한을 풀라는 요구는 없었다. 아울러 법률과 회계 분야에서 우리측 개방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히라고 했다. 금융서비스 부문의 국경간 거래 허용과 관련해서는 항공, 선박, 수출입적하보험, 재보험, 우주선발사 보험 등 전문적이고 기업을 대상으로 한 상품에 대해서는 보험중개업을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자산운용업의 국경간 거래 역시 제한적인 범위에서 허용을 검토 중이지만 양국간 이견은 있는 상태다. 김 수석대표는 “3차 협상이 끝나면 서비스 부문에서 미측의 나머지 개방 요구안도 완전히 확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서비스 개방의 큰 그림이 조만간 드러날 전망이다. 미측은 교육과 의료 부문의 개방은 요구하지 않았으며 우리측은 미국에 취업비자쿼터 할당 및 일시입국 허용, 해운 및 건설서비스 시장 개방, 간호사ㆍ건축사 등 자격증의 상호 인정 등 20여가지를 요구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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