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8월 19일] 정치의 기본은 '신뢰'

송훈석(국회의원·무소속)

많은 전문가들이 우리 사회가 선진화된 미래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조건으로 경제발전, 화합과 통합의 정치문화, 남북의 평화적 통일 등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여기에 더해 약속을 지키는 ‘신뢰 사회’의 구축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신뢰는 ‘서로 굳게 믿고 의지한다’는 뜻으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기본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신뢰는 하루아침에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과 마음가짐에서 비롯된다. 필자는 십수년간 정치권에 몸담으면서 정치권에 불신이 팽배하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정치는 신뢰를 바탕으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불만 역시 태산처럼 높다. 정쟁만 일삼고 분열만 하는 정치에 신뢰가 생길 리 만무하다. 18대 국회도 마찬가지였다. 개원한 이래 지난 1년간 정치권이 보여준 모습은 같은 국회의원으로서도 너무나 부끄러운 모습이었다. 정치권이 이러한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기본으로 돌아가 과연 누구를 위해 봉사하고 있는가를 돌아봐야 한다.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며 국회의원은 국민의 위임을 받아 국정을 다루는 공직자다. 따라서 정치인은 자신을 선출해준 국민에게 약속했던 공약을 충실히 이행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하지만 지난 수십년간 많은 정치인들이 공약 이행에 적극적이지 못했다. 오죽하면 국민들이 정치인의 ‘공약(公約)’을 ‘헛 공약’이라는 뜻의 ‘공약(空約)’이라 꼬집겠나. 국민의 정치 수준은 과거에 비해 상당히 높아졌다. 이에 따라 선거에 입후보한 후보자들은 참 공약 실천 운동이라는 ‘매니페스토’ 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국민에게 공약의 이행 여부와 실현 가능성 등을 직접 검증 받는 체제가 정착되고 있고 국민들도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자발적으로 공약 실행을 점검하고 있다. 지금까지 정치인들에게 공약은 선거 때만 외치던 헛말이었는지는 몰라도 이제는 다르다. 정치인은 자신이 내건 공약부터 실천하는 게 심각한 정치불신을 회복하는 시발점으로 인식해야 한다. 필자가 정치를 해오는 동안 지역 주민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서민들이 먹고 살게 해달라’, 그리고 ‘제발 싸우지 말라’는 이야기다. 여야가 합심해 민생경제 회복에 앞장서달라는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정치권이 산적한 민생문제 해결이 곧 공약실천이라는 자세로 노력한다면 국민의 정치에 대한 신뢰는 반드시 되살아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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