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서초/재개발 터미널일대 상가 급속확산(21C 신흥상권)

◎“삼풍 빈자리 차지” 백화점 힘겨루기/뉴코아·아크리스,압구정 현대·갤러리아와 각축/아파트 밀집 구상권핵 반포지역도 변혁 기지개/할인점은 「킴스클럽」뿐… 땅값비싸 추가입성 힘들듯서울의 서초상권은 인접한 강남권과 함께 국내에서 가장 구매력이 강한 곳이다. 국내외 각종 유명 브랜드 전문점과 디자이너숍에서부터 외식업소에 이르기까지 이 지역 상권력은 거의 절대적이다. 이는 서울시 평균의 1.4배에 달하는 서초주민들의 높은 생활수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서초상권의 특징은 소비자들의 생활수준이 높은데 비례해 제품선택이 까다롭고 무엇이든지 「최고」라야만 먹혀든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백화점들과 의류전문점은 저마다 매장의 대형화와 고급화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현재 서초지역 대형 유통시설로는 뉴코아백화점, 진로 아크리스, 현대백화점 반포타운과 할인점으로는 유일하게 킴스클럽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들 백화점은 그동안 국내 최고급 백화점으로 명성을 날렸던 삼풍이 무너진 이후 그 공백을 차지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활동과 함께 차별화를 추구하고 있다. 이중 지난 80년 12월 강남에서는 최초로 개점한 백화점인 뉴코아의 경우 대형 슈퍼마켓을 로스리더로 하면서 나름대로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양판점형 백화점 전략을 도입해 성공한 사례로 꼽히고 있다. 뉴코아는 95년 6월에는 백화점 바로 옆에 매장면적 1천9백여평의 회원제 창고형 할인매장인 킴스클럽을 오픈해 가격파괴형 제품은 킴스클럽, 고급제품은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차별화전략을 펼치고 있다. 킴스클럽은 하루 평균 매출액이 3억∼3억5천만원에 이르는등 고가제품이 판치는 상권내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는 기존 아파트단지내 대형 슈퍼마켓이 담당하던 식품·생활용품 등의 수요를 흡수한데 따른 것이다. ○매장에 리뉴얼 한창 또 아크리스는 지난해 3월 진로도매센터에서 아크리스로 명칭을 변경하면서 인지도가 높은 의류브랜드를 다수 입점시켜 패션부문을 강화하고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신진디자이너 매장인 「스타코러스」를 오픈하는 등 지역 상권상 개성이 강한 독특한 디자인을 고집하는 고객 니즈를 맞추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또한 매장 1층에 3백여평의 패스트푸드매장인 「델리카존」을 배치, 가족단위의 고객을 끌어들이는 한편 구두피혁 전문매장인 「슈랜드」도 개설했다. 아크리스는 이를 통해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도에 비해 30%정도 신장하는등 고품격 전문백화점으로의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현대백화점 반포타운은 지난 88년 12월 영업에 들어갔으며 연면적은 4천6백92평, 영업면적 2천5백평규모로 지난해 4월 매장을 완전 리뉴얼, 젊은이들의 패션경향에 어울리는 쇼핑공간을 제공하는 영패션 전문점을 지향하고 나섰다. 이의 일환으로 3층에 1백20평의 재즈카페도 설치했다. 이곳은 평일에는 포켓볼을 즐길 수 있는 일반 카페로 운영되고 주말에는 라이브 콘서트 및 시즌별 파티 이벤트, 여성 포켓볼 챌린저와 같은 다양한 이벤트 개최로 유행에 민감한 젊은 고객층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와함께 서초지역 백화점들은 지리적 특성상 인접한 강남구 압구정동의 현대백화점과 한화갤러리아백화점과도 고객유치 싸움을 벌이고 있는데 이같은 경쟁구도는 앞으로 더욱 복잡해지고 치열해질 전망이다. 앞으로 호남고속버스터미널 부지에 신세계백화점이 출점하는데다 삼풍백화점 부지를 매입한 미원그룹도 오는 2000년까지 대규모 백화점을 세울 계획이기 때문이다. 또 진로그룹이 남부터미널 부지에 대규모 상업시설이 들어서는 초대형 복합건물 건설을 추진중이며 롯데도 롯데칠성음료 등 그룹 계열사들이 본사로 사용하고 있는 잠원동 설악아파트단지내 상가에 백화점을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서초상권은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를 맞게 된다. 미원그룹은 아직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삼풍백화점 부지에 「24시간 살아 움직이는 건물」을 세울 계획이다. 단순개념의 백화점이 아닌 다기능 복합건물로서 유통시설을 기본으로 하고 이를 다변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금융·업무·호텔시설과 휴식·문화·스포츠를 위한 시설 등도 갖출 방침이다. 부지 용도가 상업지역으로 변경됨에 따라 삼풍백화점보다 더 넓은 매장확보가 가능해 예전의 위세를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 뉴코아백화점 인근 약 1만6천평규모의 호남고속버스터미널 부지에는 현재 복합건물인 센트랄시티가 건설중인데 연면적이 무려 7만4천여평에 달한다. 이 건물에는 호남고속버스터미널, 호텔, 스포렉스를 비롯 대규모 백화점과 고급 쇼핑몰이 들어선다. 신세계에서 운영하게 될 백화점의 연면적은 1만8천평이다. 신세계는 3개층을 강남 최대의 여성 패션관으로 꾸며 고급의류 수요자를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내년 12월 오픈할 예정인데 서초상권에 새로운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이와함께 진로는 서초동 남부터미널 일대 1만5천여평의 부지에 2001년까지 연면적 19만여평에 이르는 복합건물을 건립할 방침이다. 이 건물에는 호텔 쇼핑센터 여객 및 화물터미널 각종 스포츠시설 등이 들어서며 올해말까지 사업계획을 확정하고 내년초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게다가 반포본동 현대 스포츠타운 바로 옆에는 대형 수입상품 전문매장인 「두산 베어스프라자」가 다음달 영업에 들어간다. 두산건설이 건설중인 이 건물은 지상6층, 지하5층으로 매장면적이 7천1백72평이며 2백8개의 점포가 들어선다. 관심을 끄는 것은 세계 유명브랜드의 수입상품 매장으로만 구성된 수입전문상가라는 점이다. 이곳은 고가로 판매되는 수입의류의 거품가격을 제거,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공급할 뿐만 아니라 기존 백화점보다 다양한 브랜드를 취급하게 된다. 수입상품 매장외에도 식당, 은행, 증권회사는 물론 토털클리닉센터 등을 유치, 고객의 편의를 도모할 예정이다. 이에따라 현재 반포지역이 핵심을 이루고 있는 서초상권이 크게 재편될 전망이다. 반포상권은 강남고속버스터미널과 대규모 아파트촌을 배후로 강남에서는 최초로 형성된 것으로 강남에서도 대표적인 대중상권이다. 뉴코아백화점외에 반포지하상가가 이 지역 상권의 주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반포지하상가는 강남버스터미널을 이용하는 유동객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업종 또한 중저가 매입의류를 중심으로 각종 신변잡화와 음식점들이 주로 입점해 있다. 한쪽으로는 화훼 전문상가가 형성돼 있다. 경부고속버스터미널의 종합상가는 이용객의 90%이상이 지방상인이나 유동인구여서 지역 상권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반포상권의 가장 큰 변수는 호남고속버스터미널의 재개발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유통시설 포화우려 또 서초상권에서는 남부터미널 주변이 새로운 핵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남부터미널 일대는 현재 아크리스를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돼 있는데 다음달말 지상14층, 지하7층, 연면적 3만2천3백58평의 국제전자센터가 오픈해 상권력 확대에 나선다. 국제전자센터에는 1천5백여개의 컴퓨터·전자·가전 등의 점포가 들어설 예정인데 용산전자상가가 주도하던 이들 제품의 유통질서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어닥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와함께 진로가 추진중인 복합건물이 세워지면 대규모 상업시설이 추가로 공급돼 기존 아크리스와 함께 2000년 이후에는 반포에 버금가는 새로운 중심상권으로 도약할 전망이다. 서초지역에는 백화점이 난립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반해 할인점은 킴스클럽 하나 뿐이다. 이는 비싼 땅값 때문에 저가제품으로 승부를 거는 할인점이 들어서기에는 부적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도 이 지역에 할인점이 추가로 입점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인다. 서초지역 상권은 이제 성장기를 넘어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다. 현 상황에서 주민들의 높은 구매력을 감안하더라도 유통시설이 공급과잉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불구, 앞으로 대형 유통시설이 잇따라 등장할 예정이어서 상권의 급격한 재편과 함께 업체간 생존경쟁이 불꽃을 튈 것으로 예상된다.<문병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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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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