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고령화에도 외면받는 연금저축보험

세제 혜택 줄면서 인기 시들


팍팍한 살림에 노후 준비는 언감생심인 탓일까. 세금 부담을 되려 늘려놓은 세제개편안 여파일까. 연금저축보험의 판매가 연말로 갈수록 줄고 있다.

17일 생명보험협회가 국내 생보사의 연금저축보험 판매 실적을 집계한 결과 초회 보험료가 지난 4월 32억원에서 6월 28억원, 8월 23억원 등으로 매달 줄어들고 있다.

대형 생보사 A의 연금저축보험 판매 건수를 보면 올 4월 2,584건을 기록한 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9월에는 974건까지 떨어졌다. 빅3로 꼽히는 다른 대형사 B의 판매 건수도 3월 8,100건에서 내리막을 타기 시작해 9월에는 3,400건을 기록했다. 두 곳 모두 근 반년 만에 판매 건수가 절반 아래로 내려간 것이다.


판매 부진은 불황에다 8월 발표된 세제개편안에 대한 실망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금저축보험이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바뀌면서 세금 공제 폭이 크게 줄어든 것이 가뜩이나 노후 준비에 버거움을 느끼던 실수요자 계층이 등을 돌리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실제 이번 세제개편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대부분의 샐러리맨이 속하는 과표구간 1,200만~4,600만원과 4,600만~8,800만원 고객은 세금이 이전보다 각각 12만원(납입한도 400만원 기준), 48만원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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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3월 말부터 고령화에 발맞춰 납입기간을 5년으로 줄이고 연금 수령기간을 10년으로 늘린 형태로 연금저축보험이 바뀐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는 양상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세금은 늘고 수령기간이 두 배로 늘면서 불만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

한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상품 가입이 힘든 저소득층을 제외하고는 세제 혜택이 축소돼 연금저축보험의 인기가 시들하다"며 "고령화로 연금 가입이 절실하지만 실상은 가입 메리트가 줄고 있는 문제를 어떻게든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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