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떠러지까지 몰렸던 쌍용건설이 채권단의 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 결정으로 기사회생의 기회를 잡았다. 무산 위기에 놓였던 50억달러 상당의 해외 공사 수주전 참여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재기의 발판이 마련됐다. 그러나 구조조정을 통한 수익성 개선 등 쌍용건설이 정상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는 관측이다.
13일 채권단의 워크아웃 결정과 관련, 쌍용건설 측은 무엇보다 해외 건설시장에서의 사업 참여 기회를 잃지 않은 것에 안도하는 표정이다.
경영 정상화 방안에도 ▦수주가 임박한 해외건설현장에 대한 낙찰 전략 ▦입찰자격심사를 통과한 해외 프로젝트의 수주율 제고 방안 ▦안정적인 관급 토목공사 집중 등이 우선순위로 포함될 예정이다.
최근 쌍용건설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중동 메트로 프로젝트의 발주처로부터 15일까지 재무구조 개선에 관한 확정된 자료 제출을 요구 받았다. 40억달러 상당의 이 프로젝트에서 쌍용건설의 지분은 11억3,000만달러 상당이다.
지난 2012년 입찰자격사전심사(PQ) 당시 쌍용건설은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주간사로 통과했지만 이번 워크아웃 위기를 겪으면서 컨소시엄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최근 주간사 지위를 반납해야 했다.
더욱이 당초 지난달 예정돼 있던 워크아웃 개시일을 훌쩍 넘기는 바람에 수주 무산은 물론이고 프로젝트에 참여한 컨소시엄 업체들로부터 국제소송을 당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실제로 10일 워크아웃 결정이 지연되면서 2억달러 상당의 싱가포르 C복합건축 프로젝트 수주에 실패한 바 있다. 발주처가 5월 말까지 재무구조 개선에 관한 약정서를 요구했지만 채권단의 워크아웃 개시 결정이 늦어지면서 발주처에 외면을 받은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입찰 결과 수주가 유력한 사업비 12억달러(지분 11억달러) 상당의 홍콩 지하철 공사의 발주처에서도 워크아웃을 반영한 재무제표를 요구 받기도 했다.
또 싱가포르 복합건물 프로젝트에서도 발주처에 7일까지 재무구조 개선 약정서를 제출해야 했다. 이 프로젝트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의 국영 투자회사가 발주한 초대형 건축 프로젝트로 싱가포르의 랜드마크인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에 버금가는 건축물이 될 것으로 전망됐던 사업이다. 특히 일본 최대 건설회사인 S사에서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을 지었던 쌍용건설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해 컨소시엄 구성을 요청했던 사업이다. 이 사업에서도 쌍용건설은 재무 위기로 주간사 지위를 포기해야 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입찰자격사전심사에 통과한 프로젝트만 20조원에 달하고 본격적으로 입찰을 진행하고 있는 공사 중 6월 수주가 유력했던 사업만 3조5,000억원가량"이라며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다 이번 채권단 지원까지 확정되면서 해외 명가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